남녀노소 즐기는 ‘국민음식’이 최악의 요리?…외국인도 “맛있다” 열광하는데, 왜? [FOOD+]

최근 한 글로벌 미식 평가 사이트가 선정한 ‘최악의 음식’에 한국의 ‘콩나물밥’과 ‘두부전’ 등이 포함돼 논란이 일었다. 이들 식재료는 구하기 쉽고 조리가 간단하면서 맛과 영양이 뛰어나 한국인 식탁에 빠지지 않는 식재료라는 점에서 국내는 물론 해외 한식 애호가들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실제로 콩나물밥은 한국인의 대표 ‘소울 푸드’ 로 꼽힐 정도로 친숙한 음식이다. 갓 지어낸 뜨끈한 쌀밥에 데친 콩나물과 양념장을 넣어 쓱쓱 비비면 소박하지만 든든하게 속을 채워주는 ‘별미’가 된다. 또 ‘콩나물국’은 구수한 맛과 탁월한 숙취 해소 효과로 점심시간 직장인들의 ‘단골메뉴’로 꼽힌다. 이 외에도 무침, 찌개, 볶음요리 등 다양한 요리로 활용되며 한식 문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온 콩나물의 매력을 알아봤다. 

 

콩나물밥(왼쪽)과 콩나물국.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 쉬운 조리법과 높은 저장성…‘서민음식’으로 사랑받아 온 식재료

 

23일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콩나물을 먹기 시작한 시기는 정확한 기록된 것이 없다. 콩의 원산지가 고구려의 옛땅인 만주지방으로 추정되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 오랜 기간 우리 삶과 함께해온 것으로 추정된다. 문헌에는 고려 고종 때의 ‘향약구급방(鄕藥救急方)’에 대두황(大豆黃)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한다. 조선시대의 문헌인 ‘산림경제’에는 두아채(豆芽菜)라는 이름으로 조리법이 수록되어 있다.

 

콩을 발아시켜 먹는 콩나물은 장기간 식재료 저장이 어려웠던 시절, 적은 자원으로도 영양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 여겨졌다. 콩나물에는 콩으로 있을 때에는 없던 비타민 C가 함유되어 있어 야채가 귀한 겨울철에 귀중한 비타민의 공급원이 됐다. 콩나물 100g에는 16∼20㎎의 비타민 C가 함유돼 있는데, 이는 하루 필요량의 3분의1가량 채울 수 있는 양이다. 또 콩나물은 식량이 부족했던 겨울철과 흉년을 버티게 한 중요한 식재료로 쓰였다. 마른 콩은 오래 보관이 가능하고 물만 있으면 사계절 내내 콩나물로 길러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조선시대 문헌을 보면, 콩나물은 민가에서 널리 소비된 것으로 보인다. 구하기 쉬우면서 단백질과 비타민을 보충할 수 있는 식재료로 인식됐다. 조리법이 간단하다는 점도 연료가 귀하던 시절 장점으로 여겨졌다. 전문가들은 “콩나물은 한국인의 입맛과 식문화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식품”이라고 평가한다.

 

◆ 외국인도 푹 빠진 ‘국민반찬’…해외 유튜버들도 “맛있어” 

 

살짝 데친 콩나물에 참기름과 소금, 마늘을 넣어 무쳐내면 국민반찬 ‘콩나물 무침’이 완성된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콩나물은 조리법에 따라 담백한 음식부터 매콤한 음식까지 폭넓게 활용이 가능하다. ‘콩나물국’이 대표적이다. 콩나물을 끓는 물에 펄펄 끓이면 시원한 국물이 우러나는데, 마늘과 파, 각종 재료를 더하면 한끼 식사가 완성된다. 김치나 고춧가루를 추가하면 얼큰한 국으로, 황태나 조개를 더하면 감칠맛이 뛰어난 국이 완성된다. 또 살짝 데친 콩나물에 참기름과 소금, 마늘을 넣어 무쳐내면 국민반찬 ‘콩나물 무침’이 완성된다. 콩나물무침은 시원하고 아삭한 식감과 매콤달콤한 양념이 조화를 이루어 밥과 술 모두에 잘 어울리는 만능 반찬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엔 K-푸드가 인기를 끌면서 콩나물 무침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실제로 해외 소셜미디어(SNS)에서도 콩나물 무침은 다양한 방식으로 소개되고 있다. 해외 유명 셰프들이 요리 유튜브 채널과 SNS를 통해 직접 콩나물 무침 레시피를 선보이기도 했다. 콩나물무침을 맛본 해외 유튜버들은 “가장 좋아하는 한국 반찬”, “식감이 재밌고 맛있다” 등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 콩나물 요리, ‘숙취해소’ 음식으로 손꼽히는 이유

 

콩나물 뿌리에 많이 함유된 아스파라긴산은 알코올이 체내에서 분해될 때 생성되는 아세트알데하이드의 배출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식약처에 따르면 숙취 원인은 체내의 알코올 분해 과정에서 발생하는 아세트알데히드 때문이다. 특히 과음할 경우 간의 해독 능력 한계로 체내에 독성 물질이 축적돼 주의해야 한다. 숙취 해소 음식으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식재료 역시 ‘콩나물’이다. 콩나물 뿌리에 많이 함유된 아스파라긴산은 알코올이 체내에서 분해될 때 생성되는 아세트알데하이드의 배출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아세트알데하이드는 두통, 메스꺼움, 구토 등 숙취 증상의 주요 원인 물질로 알려져 있다. 콩나물을 섭취하면 이 독성 물질의 분해와 배출이 빨라져 숙취 완화에 도움을 준다. 또 콩나물 머리의 비타민B1, 몸통의 비타민C는 알코올 분해속도를 높인다. 콩나물의 사포닌 성분은 간 기능에 도움을 준다.

 

콩나물 외에도 달걀과 무, 오이, 꿀 등이 숙취 해소에 좋은 식품으로 꼽힌다. 꿀의 주성분인 과당은 알코올을 제거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어 과음으로 오는 갈증 해소에 도움이 된다. 무에 포함된 아밀라아제 성분은 소화를 촉진하고, 체내 알코올 분해 과정에서 발생하는 아세트알데히드 제거에 도움을 준다. 

 

단백질과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한 달걀은 몸의 면역체계 형성을 돕고, 간세포가 알코올의 독성으로 인해 손상된 세포를 복구하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달걀노른자는 알코올을 흡수하는 성질의 레시틴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꼭 챙겨 먹는 것이 좋다. 이 외에도 알코올 분해할 때 필요한 메타이오닌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숙취 해소와 간 회복 효능이 탁월하다. 

 

반면 술을 마신 다음 날 맵고 짠 음식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나트륨 함량이 높은 음식은 갈증을 일으키고 위를 자극해 숙취를 심하게 한다. 또 맵고 짠 음식은 요로결석을 유발할 수 위험도 높인다. 라면으로 해장을 하는 이들이 많은데, 라면은 원활한 알코올 분해 작용을 위해 대사가 활발해야 할 시점에 지방 함량이 높아 소화를 방해한다. 커피 역시 이뇨작용이 심해 알코올을 분해하는 대사 과정에 따른 수분 부족 현상을 가속화 시킬 수 있어 많이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