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원 될래요” 꿈 많던 11살 소녀…4명에 새 삶 선물하고 하늘의 별로

승무원을 꿈꾸던 11살 소녀가 뇌수막염으로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떠났다.

 

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에게 새 삶을 선물한 고(故) 김하음 양.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7일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에서 故 김하음양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돼 떠났다고 23일 밝혔다.

 

김양은 지난 8월16일 잠을 자던 중 머리가 아프다고 호소했고 이후 증상이 지속돼 병원으로 이송돼 뇌수막염 진단 후 의료진의 적극적 치료에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됐다. 뇌사 장기기증으로 폐장, 간장, 신장(양측)을 기증해 4명의 소중한 생명을 살렸다.

 

가족들은 김양이 의식을 잃고 병원에 오래 누워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중환자실 대기실에서 기증 관련 포스터를 보게 됐다. 처음에는 다시 깨어나기만을 기도했지만, 김양의 몸 상태는 점점 악화해 회복이 어렵다는 의료진의 말에 가족들은 기증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 됐다.

 

사람을 좋아하고 언제나 남을 돕기를 좋아하던 하음이가 다른 사람을 살리는 아름다운 일을 하고 가는 것이 하음이가 이 세상에 주고 가는 마지막 선물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그 선물을 받은 수혜자가 건강을 찾는다면 마음의 위안이 될 것 같아 뇌사 장기기증에 동의했다.

 

충청남도 천안시에서 크리스마스이브에 1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난 김양은 밝고 사람들 앞에서 춤추는 것을 좋아하며, 활동적이고 가족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표현하는 사랑스러운 아이였다. 또 여행을 좋아해 비행기를 타고 여러 나라를 다닐 수 있는 비행기 승무원을 꿈꾸었다.

 

김양의 어머니 양아름씨는 “하음아. 잘 지내고 있어? 너를 먼저 보내서 엄마가 너무 미안해. 하늘에서는 하음이가 하고 싶은 거 마음껏 하면서, 편하게 지내. 엄마는 하음이가 준 따뜻했던 마음을 간직하면서 잘 지낼게. 우리 다음에 꼭 다시 만나서 오래오래 함께 지내자. 너무 보고 싶고 사랑해”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11살의 꿈 많은 친구가 나누고 간 생명나눔의 씨앗이 많은 분께 희망이 되길 바란다"며 "기증자와 기증자 유가족의 아름다운 마음을 기억하며, 그 따뜻한 마음에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