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킥보드’ 사고 중증 외상 1년 만에 22.3% 증가 [정책돋보기]

2026년 응급실손상환자조사 기타 항목 구체화

중증 외상의 주요 원인으로 ‘운수 사고’는 감소세인 반면 운수 사고 중 킥보드 등이 해당하는 ‘기타’ 비중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개인형 이동장치(PM) 사고의 심각성을 고려해 내년 응급실손상환자심층조사부터 분류를 세분화해 조사에 나선다.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4년 중증 손상 및 다수 사상 조사 통계’를 보면 지난해 중증 외상 환자는 8170명이었다. 중증 외상 환자의 사망률을 뜻하는 치명률은 54.7%로 지난해와 동일하며 2016년(60.5%)과 비교해서는 감소했다. 그러나 생존자(3703명) 중 74.9%는 장애가 발생했고 30.8%의 환자는 중증 장애가 생겼다. 장애율과 중증장애율은 증가세로 조사 시작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 강남구의 한 지하철역 앞에 안전모와 함께 전동킥보드가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중증 외상은 주로 운수 사고(47.8%)와 추락·미끄러짐(44.5%)으로 인해 발생했다. 운수 사고의 비율은 2016년 59.6%에서 지난해 47.8%로 감소했지만, 운수 사고 유형별 중증외상 환자 현황을 보면 전동킥보드, 전동휠체어 등 개인형 이동장치(PM)가 포함된 ‘기타’ 분류는 급증했다. 2016년만 해도 34명이었는데 2022년 91명, 2023년 103명, 2024년에는 126명으로 지속해서 늘고 있다. 

 

PM으로 인한 중증외상 환자가 급증하자 질병청은 내년 응급실손상환자심층조사에서 ‘기타’ 항목의 유형을 구분해 조사한 뒤 발표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PM 중 전동킥보드로 인한 사고 비중을 더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발표는 2027년 하반기로 예정돼 있다.

 

추락·미끄러짐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중증 외상 비중에서 추락·미끄러짐은 2016년 33.5%를 차지했는데 지난해는 44.5%를 기록했다. 질병청은 생활환경과 고령 인구 증가 등 사회적 요인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비외상성 중증 손상 환자는 지난해 1만6715명 발생했다. 비외상성 중증 손상은 중독, 화상, 익수, 성폭행, 질식 등 외상 외 기전에 의한 손상 환자 중 외상지수(혈압 등)가 비정상인 경우를 뜻한다.

질병관리청 제공

비외상성 중증 손상은 지난해 중독이 70.7%로 가장 많았다. 중독으로 인한 비외상성 중증 손상을 연령별로 보면 10대가 76.9%로 가장 높았다. 2016년만 해도 비중이 58.5%였으나 매해 증가해 20201년 77.5%, 2022년 80.4%를 찍었고, 2023년 75.3%로 내려온 뒤 지난해 반등한 것이다. 질병청은 청소년 대상 중독교육이 중요함을 시사한다며 올해 찾아가는 청소년 의약품 오남용 예방교육을 했고, 내년에도 지속 추진한다고 밝혔다.

 

의도성 별로 나눠보면 자해·자살에 의한 비중이 65.6%로 가장 높았고, 성별로 보면 여성의 자해·자살이 73.4%로 남성(57.5%)보다 많았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증가하는 청소년의 중독 및 여성의 자해·자살 등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