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단체 5곳 “권력 감시·표현 자유 위축” 성명

“과징금·심의 악용 우려… 신중해야”
참여연대도 “보호장치 없이 처벌”
李대통령 재의요구권 행사 촉구

언론단체들은 이른바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2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권력 감시를 위축하고 표현의 자유를 훼손하는 법”이라며 정부와 여당을 상대로 언론·표현의 자유에 대한 훼손 여지를 없앨 수 있도록 법안 내용을 세심히 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0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통과되고 있다. 뉴시스

한국기자협회와 방송기자연합회·전국언론노동조합·한국영상기자협회·한국PD연합회 등 언론단체 5곳은 이날 공동 성명서를 내고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치면서 허위조작정보 개념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개정안과 유사하게 고의와 목적성을 반영하는 것으로 수정됐지만 당초 과방위안에 포함됐던 정보통신망법상 ‘사실적시 명예훼손’ 폐지와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의 친고죄 전환은 삭제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언론·표현의 자유 위축 논란이 커지자 시민사회의 요구였던 ‘보도 공정성 심의 폐지’, ‘사실적시 명예훼손 폐지’, ‘허위사실 명예훼손 친고죄 전환’을 함께 진행하겠다던 약속은 ‘공정성 심의 폐지’를 제외하곤 결국 지켜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허위조작정보를 법으로 규제하는 이상 표현의 자유는 훼손될 것이고, 징벌적 손배가 도입된 이상 권력자들의 소송 남발로 인한 언론 자유 위축은 막을 수 없다”며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과징금이나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 기능을 이용한 악용 가능성도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부와 여당을 향해 “법이 규율하고자 하는 대상은 극히 일부의 ‘허위조작정보’임을 다시금 명확히 하고, 언론·표현의 자유에 대한 훼손 여지를 없앨 수 있도록 법안 내용을 세심히 검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시민사회에서도 이재명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참여연대 공익법센터는 “언론에 대한 충분한 보호 장치 없이 징벌적 손해배상제 등 국가 중심의 규제와 강력한 처벌을 도입하는 데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며 “무차별적인 고소·고발과 소송이 이어지면서 언론사들은 논란이 될 사안에 대해 외면하거나 침묵을 강요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해서라도 위헌적 법률안의 시행을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변호인들로 구성된 ‘자유와 인권 워킹그룹’(가칭)은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수정 또는 폐기를 권고해 달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개정안은 국가 검열 가능성을 열고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민주 사회의 필수 가치인 ‘비판의 자유’와 ‘다양성’을 말살할 위험이 있으므로 인권위가 반인권적 조항의 삭제를 강력히 권고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