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단이 고대 비극 5부작의 완성과 신예 작가의 실험적 무대, 우수작 앙코르 공연과 해외 진출을 내세운 2026년 시즌 공연 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현존과 좌표’를 화두로 삼고 있는 국립극단은 인간 삶의 서사와 실존을 무대 위에서 재현하는 연극의 본질에 집중하며 내년에는 ‘불완전함의 역설’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선보일 계획이다.
25일 국립극단에 따르면 특히 내년 하반기에는 ‘안트로폴리스 5부작’ 중 후반 3편이 연속 공연되며 고대 그리스 신화의 도시 테베를 무대로 한 비극 연대기가 완성된다. ‘오이디푸스’(9~10월), ‘이오카스테’(10~11월), ‘안티고네/에필로그’(12월) 순이다.
고대 비극 중 가장 유명한 ‘오이디푸스’는 연작의 중추로서 ‘도시의 기원’과 ‘권력의 비극’을 이어받아 본격적으로 인간 존재의 인식 구조를 탐구한다.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한다는 예언을 피하려 했으나 결국 실현하고 마는 주인공의 비극은 결국 자신을 겨누는 칼날로 귀결된다. 무대는 깨달음이 곧 파멸로 이어지는 역설을 통해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원적 질문을 다시 던진다.
5월에는 러시아 대문호 안톤 체호프의 명작 ‘바냐 아저씨’를 한국판으로 변주한 ‘반야 아재’(번안·연출 조광화)가 공연된다. 이미 ‘바냐 아저씨’를 세 번이나 무대에 올렸던 국립극단은 원작 배경을 한국으로 옮길 계획이다. 연극평론가협회가 올해의 연극으로 선정한 3편 중에 하나인 ‘삼매경’도 내년 3∼4월 앙코르 무대가 열린다.
한국 연극사에 고전으로 기록된 ‘동승’과 아역 출신 원로배우 지춘성의 연기 인생을 결합한 ‘삼매경’과 또 다른 화제작 ‘그의 어머니’ 재공연(4∼5월)을 통해 국립극단은 정규 작품화 가능성을 타진한다. ‘헤다 가블러’와 ‘십이야’는 내년 해외 무대에 선다. ‘헤다 가블러’는 싱가포르 국제 예술축제(SIFA) 초청을 받아 내년 5월 싱가포르 드라마센터에서 관객을 만난다. 프로덕션 단계부터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국립극단이 기획·제작한 ‘십이야’는 홍콩 국제 셰익스피어페스티벌 초청으로 내년 6월 서구룡문화지구에 위치한 프리스페이스 더 박스 극장에서 막을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