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팔아 조금씩 모은 돈"…올해도 지구대 찾아온 기부천사

덕천지구대 앞 김치·현금 든 상자 놓고 가

매년 연말연시나 어린이날을 맞아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않고, 자신보다 어려운 사람을 위해 따뜻한 온정을 펼쳐온 ‘부산 기부천사’가 올 연말에도 어김없이 나타났다.

익명의 기부자가 경찰 지구대 앞에 두고 간 김장김치와 현금 3만원이 든 상자. 부산 북구 제공

26일 부산 북구와 경찰 등에 따르면 자신을 ‘세 아이의 아빠’라고 소개한 익명의 기부자가 지난 23일 김치와 현금이 든 상자를 부산 북부경찰서 덕천지구대 앞에 놓고 갔다.

 

기부자가 놓고 간 상자 안에는 김장김치와 현금 3만원, 손 편지가 들어있었다. 기부자는 편지에 자신을 장애가 있는 첫째를 포함해 3명의 자녀를 둔 기초수급 가정의 가정이라고 소개했다. 올해 폐지 값이 많이 내려 생계를 꾸리기가 쉽지 않았지만, 조금씩 모은 돈으로 자녀들과 친구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떠올리며 김치를 담갔다. 김치와 함께 넣은 돈으로 아이들이 좋아하는 선물 하나를 사서 도움이 꼭 필요한 가정에 전달해 달라고 했다.

 

상자를 전달받은 북구는 기부자의 요청대로 장난감을 사서 김장김치와 함께 어린이가 있는 저소득 가정 중 한 곳을 선정해 전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