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영하 35도의 찬 공기가 한반도를 직격하면서 서울 체감온도가 영하 20도 안팎까지 떨어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전국을 강타한 강추위는 북극 공기를 막아주던 제트기류가 느슨해지고, 중국 북부에서 한반도까지 찬 바람이 통과하는 ‘바람 고속도로’가 형성되면서 발생했다.
이번 한파는 한반도 북쪽 대기 상층의 절리저기압이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면서 차가운 공기를 대기 하층으로 내려보내고, 이로 인해 활성화된 시베리아 고기압이 찬 공기를 한반도로 밀어낸 것이 원인이다. 특히 시베리아 고기압과 절리저기압 사이에 형성된 ‘바람길’이 공교롭게 우리나라를 향하면서 찬 바람이 한반도 구석구석을 강타했다.
이런 기습 한파가 잦아진 배경에는 기후변화가 있다. 온난화로 북극이 더워지면서 고위도와 저위도의 기온 차가 줄었고, 그 결과 북극 공기가 저위도로 내려오는 것을 막아주던 제트기류가 느슨해졌다. 과거엔 내려오지 못했던 찬 공기가 빠져나올 수 있는 틈이 생긴 셈이다.
여기에 시베리아 고기압의 발달 패턴도 변했다. 과거 서서히 발달하던 것과 달리 최근 들어 단시간 내 갑자기 발달하는 패턴으로 바뀌면서 한반도로 내려오는 찬 바람의 압력과 강도가 세졌다. 이 때문에 올겨울 들어 서울은 25일까지 전날보다 기온이 5도 이상 급격하게 달라진 날이 6일(23%)에 달하는 등 닷새에 한 번씩 기온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현상이 나타났다.
기상청에 따르면 27일까지 한파가 이어져 최저기온 -16도∼-3도, 최고기온 -1도∼7도를 기록할 전망이다. 28일에는 고기압 영향권에 들면서 추위가 한풀 꺾이고, 29일에는 기온이 큰 폭으로 올라 최저기온 -1도∼6도, 최고기온 5∼14도로 포근해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