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개입에 이틀간 43원 급락한 환율…안정세 이어질까

원·달러 환율이 26일에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외환당국의 고강도 구두개입과 국내 증시 투자 확대 방안 등 추가 대책 발표로 우선 급한 불을 끈 모양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는 전 거래일보다 9.5원 내린 1440.3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3일 종가 기준 1480원을 넘겼던 환율은 24일 외환당국이 강력한 구두개입 메시지와 추가 안정화 대책을 내놓자 1440원대로 급락했다. 

2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대화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9.5원 내린 1,440.3원 거래를 마감했다. 코스피는 전장보다 21.06포인트(0.51%) 상승한 4,129.68에 거래가 마감됐다. 연합뉴스

앞서 김재환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과 윤경수 한국은행 국제국장은 24일 외환시장 개장 직후 ‘외환당국 시장 관련 메시지’를 통해 “원화의 과도한 약세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부의 강력 의지·정책 실행능력을 곧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강한 수위의 구두개입성 발언을 시장에 던졌다. 이와 함께 해외주식을 팔고 국내 주식에 1년간 투자하면 해외주식 양도소득세를 1년간 비과세하는 등 추가 대책도 내놨다.

 

이날 0.1원 상승한 1449.9원으로 출발한 환율은 1450원대까지 소폭 올랐으나 다시 하락했다. 특히 국민연금이 ‘전략적 환 헤지’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오전 한때 1429.7원까지 떨어졌다. 환율이 장중 1420원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달 3일(1425.8원) 이후 처음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도 외국인이 주식을 약 1조7763억원어치를 사들이며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올해 4월9일 기록한 연고점(1484.1원)을 위협하던 환율은 2거래일 동안 43.3원이 떨어지며 안정세를 찾는 흐름이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환율 하락은 연말을 앞두고 거래량이 많지 않은 가운데 대외적으로 달러가 약세를 보이고, 그동안 고환율의 레벨 부담, 정부의 강한 환율 안정 의지 등이 동반됐다”며 “연말까지 거래일이 많지 않은 가운데 정부가 여기서 멈추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돼 연초 이후에는 환율 범위가 1400∼1450원 범위로 회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