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 아기 낳을 산부인과 없어요” [수민이가 궁금해요]

최근 10년간 분만할 수 있는 기관이 30% 넘게 줄어들었다. 이른바 ‘동네 산부인과’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분만이 가능한 ‘의원급’ 의료기관은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28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 연보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에서 분만이 가능한 요양기관은 445개로, 2014년 675개 대비 34.1% 감소했다. 특히 동네에서 분만할 수 있는 의원급 산부인과의 감소 폭이 컸다.

 

산부인과 진료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분만 가능한 의원급 의료기관은 2014년 376개에서 지난해 178개로 10년 새 52.7% 줄었다.

 

의료계에서는 저출생과 저수가, 의료분쟁 위험 등 복합적인 요인이 맞물리면서 산부인과가 폐업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고 토로한다. 규모가 있는 종합병원이나 상급종합병원이 아닌 최일선에서 분만을 담당하던 의원급부터 고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의료기관 규모별로는 의원급을 중심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수도권 외 지역에서의 감소도 두드러졌다.

 

지난해 기준 전국 17개 시도에서 분만 가능한 기관이 가장 적은 곳은 광주와 울산, 세종이었다. 세 지역은 분만 가능한 기관이 각각 7개뿐이었다. 제주가 9개로 그다음이었다.

 

광주는 2014년에는 분만 가능한 의료기관이 21개였으나 10년 새 3분의 1로, 울산은 11개에서 7개로 각각 줄었다. 세종은 2014년 2개에서 지난해 7개로 전국 17개 시도 중 유일하게 증가했다.

 

2014년부터 추이를 보면 분만 가능 기관이 가장 많이 줄어든 지역은 대구(-50%), 대전(-48.4%), 전북(41.2%) 순이었다.

 

대구의 분만 가능한 의료기관은 2014년 38개에서 지난해 19개로, 대전은 31개에서 16개로, 전북은 34개에서 20개로 감소했다.

 

산부인과 진료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한편 전국 77개 시군구에 분만실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장종태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에서 분만이 가능한 의료기관 수가 최근 5년 새 25% 이상 사라졌다. 전국 시군구 3곳 중 1곳은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병원이나 의원이 단 한 곳도 없었다.

 

분만 인프라 붕괴 심각성을 알아보기 위해 전체 산부인과 수 감소율과 비교한 결과, 최근 5년 간 전체 산부인과가 53개소(3.9%)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분만 실적이 있는 의료기관은 125개소(26.4%) 급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