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은 발견이 늦어 생존율이 낮은 암의 대표 격이다. 초기 증상이 거의 없고,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췌장이 위와 척추 사이 깊숙한 곳에 자리한 탓에 통증 양상이 모호하고, 일반 건강검진으로는 이상을 포착하기도 쉽지 않다.
◆명치 통증, 가장 흔하지만 ‘가장 놓치기 쉬운’ 신호
28일 국가암등록통계(2022)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체 암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72.9%였지만, 췌장암은 16.5%로 가장 낮았다.
치료 기술의 한계라기보다 너무 늦은 발견이 치명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수술이 가능한 단계에서 발견되는 환자는 전체의 20%에도 미치지 못한다.
췌장암의 대표적인 초기 신호는 명치 부근 통증이다.
가슴뼈 아래 오목하게 들어간 부위가 아프거나 묵직한 느낌이 반복되지만, 소화불량이나 위장 질환으로 오인해 넘기기 쉽다.
이 때문에 췌장암의 조기 진단은 더욱 늦어진다.
복부 통증과 함께 등이나 허리 쪽 통증이 동반된다면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특히 바로 누웠을 때 통증이 심해지고 옆으로 누우면 완화되는 양상은 췌장 질환에서 비교적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췌장에 생긴 종양이 척추 쪽 신경을 자극하면서 통증이 등으로 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의료진은 “소화불량으로 여겼던 명치 통증이 지속되거나 통증이 등으로 퍼진다면 단순 위장 질환으로만 판단해서는 안 된다”며 “반복되는 통증일수록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유없는 체중 감소, 몸이 보내는 또 다른 신호
설명되지 않는 체중 감소도 췌장암의 중요한 단서다. 췌장은 인체에서 가장 많은 소화효소를 분비하는 기관이다.
암이 생기면 소화 효소 분비가 줄어 영양 흡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보통 6개월 이내에 체중이 평소보다 10% 이상 감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와 함께 지방변이나 회색 변처럼 변의 색과 상태가 달라지는 것도 췌장 기능 이상을 뜻하는 신호다.
전문가들은 “이런 변화는 단순 장 트러블이 아니라 췌장 질환의 결과일 수 있어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전문가들 “갑작스러운 당뇨, 췌장 상태 점검해야…조기 발견이 사실상 유일한 돌파구”
대사 이상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고령에서 갑자기 당뇨가 생기거나, 기존 당뇨 환자의 혈당 조절이 급격히 나빠진 경우 췌장암의 초기 징후일 수 있다.
의료계에서는 “생활습관 문제로만 치부하지 말고 영상 검사까지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췌장암은 조기에 발견해 수술로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기회다.
발견 시점이 늦을수록 수술이 불가능해지고, 치료 강도는 높아지며 삶의 질도 크게 떨어진다.
전문의들은 “췌장암은 건강검진만 믿고 안심하기 어려운 암”이라며 “이유 없는 체중 감소나 명치 통증이 반복된다면 반드시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가장 현실적인 예방법은 ‘위험 요인’ 관리
췌장암에는 예방 백신이나 확립된 선별검사가 없다. 결국 위험 요인을 줄이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예방법이다.
흡연은 췌장암 위험을 가장 크게 높이는 요인으로, 금연만으로도 발병 위험을 상당 부분 낮출 수 있다. 비만 관리와 만성 췌장염 등 기저질환의 적절한 치료 역시 중요하다.
의료진은 “췌장암은 ‘조기 발견이 곧 치료 성적’으로 직결되는 암”이라며 “평소와 다른 작은 신호를 민감하게 살피는 것이 최고의 대비책”이라고 강조한다.
완벽한 예방법은 없지만, 위험 요인을 줄이고 몸의 경고에 신속히 대응한다면 췌장암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