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황기 다시 걸린 청와대… 李, 29일부터 출근

3년7개월 만에 청와대 시대 개막

李, 용산 대통령실 마지막 일정
군·경찰·소방 유가족 초청 오찬

3년7개월간 이어졌던 ‘용산 대통령실 시대’가 막을 내리고, 다시 청와대가 대한민국 국정 운영의 중심 무대로 돌아왔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29일 자정을 기해 공식 명칭을 ‘청와대’로 변경했다. 대통령을 상징하는 봉황기도 같은 시각 용산 대통령실에서 내려져 청와대에 게양됐다.

 

청와대 바라보는 시민들 이재명 대통령의 청와대 첫 출근을 하루 앞둔 28일 시민들이 서울 종로구 청와대를 바라보고 있다. 이 대통령은 3년7개월에 걸친 용산 대통령실 시대의 막을 내리고 29일부터 청와대에서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 남정탁 기자

이재명 대통령도 29일부터 청와대로 출근한다고 28일 대통령실이 밝혔다. 다만 대통령 내외가 거주하는 관저는 아직 보수공사가 끝나지 않아 당분간 한남동 관저에서 출퇴근을 이어갈 예정이다.

 

청와대로 복귀한 이 대통령은 3실장과 여민1관 한 건물에서 근무하게 됐다. 이와 관련해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27일 ‘사람사는세상노무현재단’ 유튜브에 출연해 “대통령의 요청도 있었고 저희의 판단도 그러했다”며 “(이 대통령이) 참모와 지근거리에서 국민의 민심을 자꾸 들어야 된다는 인식을 갖고 계셨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 대통령의 청와대 출근을 앞두고 대통령경호처는 지난 22일부터 26일까지 14개 기관 합동 종합점검을 실시하는 등 사전준비 작업을 마쳤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취임 후 집무실을 용산으로 이전하며 약 3년간 청와대가 전면 개방됐던 만큼 위험 요인을 제거하고 최고 수준의 경호·경비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작업이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월3일 당선 후 약 6개월간 용산 대통령실에서 전 정권이 드리운 비상계엄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소통을 강화하는 행보를 보여왔다. 취임 첫날인 4일 이 대통령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던 그 자리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직접 첫 브리핑을 진행하며 윤 정부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브리핑룸에 생중계 시스템을 구축하며 불통의 상징과도 같았던 계엄의 선포 장소를 소통의 이미지로 전환하려는 시도도 했다. 대통령실에서 진행된 국무회의도 처음 생중계하는 등 국정 관련 소통 강화 시도도 해왔다. 이외에 이 대통령과 샘 올트먼 오픈AI 대표 간의 만남 등도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 2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의 마지막 일정으로 군·소방·경찰 등에서 위험 직무를 수행하다 순직한 이들의 유가족과 오찬을 진행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예우와 보상을 하겠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