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별검사팀(특검 민중기)이 28일 수사기간 만료로 180일간의 수사를 마무리했다. 수사 대상만 16가지로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해병) 중 가장 많았던 특검팀은 수사개시 42일 만에 김건희씨를 구속하는 등 속도전을 펼쳤다. 그 결과,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등 20명을 구속하고 총 66명(사건 기준 76명)을 재판에 넘겼다. 특검은 29일 이같은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역대 최대·최장 규모였던 3대 특검은 이로써 막을 내렸지만, 쿠팡·관봉권 의혹 상설특검이 출범한 데 이어 ‘통일교 특검’과 2차 종합특검 발족까지 예고돼 신년에도 ‘특검 정국’이 이어질 전망이다.
◆수사 초반부터 목표 달성… 최다 기소
◆김건희 무관 별건기소·편파수사 논란
논란도 적지 않았다. 민중기 특검은 7월2일 현판식에서 “모든 수사는 법이 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며 “(수사가) 지나치거나 기울어지지 않도록 조심하겠다”고 밝혔지만, 편파수사와 별건수사 논란이 잇따랐다. 특검팀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의 ‘정교 유착’ 의혹과 관련해 8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조사에서 ‘여야 정치인 5명과 접촉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하고도 윤 전 본부장과 권 의원만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여권 인사들에 대해선 묵인한 의혹을 받는다. 이에 민 특검 등은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해당 의혹은 인적·물적·시간상으로 수사 대상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더불어민주당은 3대 특검 과정에서 미진한 부분을 담은 2차 종합특검과 여야 정치권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을 수사하는 통일교 특검을 새해 첫 법안으로 추진한다고 예고해 새 특검이 관련 수사를 이어받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별건수사 논란도 거셌다. 특검팀은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과 관련해 국토교통부 김모 서기관을 본건과 무관한 개인의 뇌물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김씨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으로 수사해온 측근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에 대해선 변호사법 위반으로만 구속기소했다. 김씨와의 직접적 연결고리를 규명하지 못한 채 주변 인물에 대한 이른바 ‘압박성 기소’만 이어지면서 특검 도입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피의자 사망에 민 특검 개인 의혹까지
양평군 공무원 정모씨 사망 사건은 수사의 최대 오점으로 남았다. 정씨는 10월2일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으로 조사를 받은 후 같은 달 10일 숨진 채 발견됐다. 유서에는 조사에 대한 심리적 고충과 함께 ‘특검이 (당시 양평군수였던)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의 지시에 따랐다는 취지로 진술하라고 회유했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특검은 “강압적 언행 등 금지 위반을 제외한 나머지 항목에 대해 규정 위반 사항을 발견할 수 없었다”고 자체 감찰 결과를 밝혔지만, 국가인권위원회는 수사관의 직권 남용과 조사시간 초과를 인정해 검찰 수사를 의뢰했다. 민 특검 개인의 논란도 악재로 작용했다. 민 특검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 거래로 1억5000만원의 수익을 낸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임성근 구명로비 등 수사 ‘흐지부지’
특검팀은 김씨의 디올백 수수·도이치모터스 사건 수사 무마 청탁 의혹 역시 막판까지 수사력을 집중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앞서 내란 특검팀(특검 조은석)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휴대전화 포렌식 과정에서 김씨가 박 전 장관에게 자신의 수사 상황을 묻는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낸 정황을 포착했다. 김건희 특검팀은 내란 특검과 김씨 사건 무혐의 결정 당시 검찰 지휘·수사라인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하지만 관련자들의 연이은 출석 거부로 유의미한 진술을 확보하지 못했다.
채해병 특검과 중복 수사 논란이 일었던 ‘구명로비 의혹’ 사건도 사실상 빈손으로 종결됐다. 채해병 특검은 전담팀을 따로 투입해 수사했지만, 결국 한 명도 입건하지 못하며 사실상 규명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