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천식 있는데 강아지 키워도 될까요?” [수민이가 궁금해요]

반려동물 키우기 전 반드시 '병원'부터 들러야 하는 이유

공기청정기·청소기 등으론 알레르겐 완전 제거 어려워
"천식 환자, 반려동물 키우면 폐 기능 악화" 연구결과도
질병청 "가족 구성원 중 알러지 있다면 입양 권장 안해
반려동물 키우기 전 병원 가서 알레르기 여부 확인해야"

집에서 고양이를 키우는 3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최근 콧물, 코막힘에 시달리고 있다. 감기에 걸린 것도 아닌데, 집에만 오면 재채기가 지속된다. 이상하다 싶어 병원에서 알레르기 검사를 한 결과, 고양이에서 나오는 특정 물질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진단됐다. 김씨 처럼 개, 고양이 등 반려동물 입양을 준비 중이라면 사전에 알레르기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만약 알레르기가 있다면 입양하지 않는 게 권장된다.

 

질병관리청과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는 반려동물 양육 가구의 지속적인 증가와 함께 알레르기 발생·악화 우려가 커진 데 따라 30일 이러한 내용의 ‘반려동물 알레르기 예방관리수칙’을 제정·발표했다.

 

개, 고양이 등 반려동물 입양을 준비 중이라면 사전에 알레르기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연합뉴스

질병청과 학회는 수칙을 통해 집 안에 반려동물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 있다면 입양을 권장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반려동물을 입양하기 전에 병원에서 피부검사나 혈액검사로 알레르기 여부를 확인하고, 반려동물이 있는 장소에 반복적으로 머물면서 증상이 발현되는 지도 살펴야한다.

 

흔히 공기청정기, 청소기, 롤러 등을 이용해 실내 환경을 관리하지만,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알레르겐(항원)을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다는 게 질병청과 학회의 설명이다.

 

반려동물을 자주 목욕시키거나 털을 깎는 방법도 있으나 오래 가지 않는다. 최근 알레르겐 저감 고양이 사료가 보호자의 알레르기 증상을 줄여준다는 보고가 있으나 사료 변경 시 반려동물에게 스트레스나 이상 증상이 생기지 않는지도 주의해야 한다.

 

반려동물을 키우면 알레르기 천식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게티이미지

앞서 평소 알레르기 천식을 앓는 환자가 반려동물을 키우면 기도의 염증이 심해져 천식이 악화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소아천식코호트(KAS)를 활용해 반려동물 보유 여부에 따른 질병 경과를 분석한 연구에서 이 같은 내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유진호 서울아산병원 교수 등 19개 의료기관의 연구진이 참여한 이 연구에선 5~15세 소아천식 환자 975명을 대상으로 반려동물 노출 정도와 알레르기 감작 상태, 폐기능 같은 기도염증 지표 등을 추적 관찰했다.

 

연구 결과, 알레르기 소아천식 환자 중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경우 키우지 않는 경우보다 기도 염증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영향은 추적 6개월까지도 지속됐고, 최근 12개월 동안의 증상 이력을 비교했을 때도 입원 경험과 폐기능 면에서 반려동물을 키울 때 더 악화되는 양상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