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호랑이는 한국 호랑이, 아무르 호랑이라고도 불린다. 전 세계에 남아 있는 6종 호랑이 중 가장 큰 종으로, 수컷의 몸길이는 최대 3.9m, 몸무게는 300kg을 훌쩍 넘는다. 야생에서 평균 수명이 약 13∼15년, 사육 환경에선 17∼20년 정도다. 법적으로 멸종위기 야생동물(1급)이다. 백두산 호랑이는 한반도의 거대한 포식자였다. 그러나 조선시대에 민가는 물론 궁궐까지 들이닥쳐 사람을 물어가는 등 피해가 커지자 1416년 세종대왕은 ‘착호갑사(捉虎甲士)’라는 전문 사냥부대를 만들었다. 그러다 일제강점기 때 대대적 포획과 서식지 파괴로 씨가 말랐다. 1924년 2월 강원도 횡성에서 잡힌 2.7m짜리 호랑이가 남한 땅에 존재했던 마지막 호랑이였다.
호랑이는 우리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동물이다. 조상들은 오래전부터 호랑이를, 인간을 지키는 용맹한 존재로 여겼을 뿐 아니라 권선징악을 판별하는 신통한 영물로 인식했다. ‘한국민속상징사전’을 보면 호랑이 관련 속담은 71개, 지명은 389개, 설화는 956건에 달한다. 조선 후기에 유행한 민화에 호랑이가 자주 등장하고, ‘산수비경(山水秘境)’을 보면 한반도를 앞발을 치켜든 호랑이 형상으로 기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