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는 여행가의 포트폴리오’를 콘셉트로 십여 년간 다양한 도시를 거쳐 이어져 온 The Show Must Go On(이하 TSMGO) 프로젝트가 거제도의 아그네스 파크에서 새로운 전시를 선보인다.
‘더 쇼 머스트 고우 온: 거제 The Show Must Go On: Geoje’ 는 경상남도 거제시 둔덕면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아그네스 파크에서 2025년 12월 12일부터 2026년 1월 18일까지 약 한 달간 개최되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TSMGO 프로젝트는 2012년 한국 작가들과 함께 시작된 이동형 전시 및 예술 프로젝트로, 국제 미술계의 비엔날레 중심 현상에 대한 대안으로 기획됐다. “쇼는 계속되어야 한다(The Show Must Go On)”라는 슬로건 아래 다양한 도시를 순회하며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고 교류해 왔으며, 최근에는 2025년 캐나다 오타와와 한국 양양을 거쳐 전시를 이어가고 있다.
작가가 직접 구성한 ‘포트폴리오 여행 가방’ 안에는 작가의 작품, 글, 영상, 세계관이 담겨 있으며, 이를 펼치는 순간 어디든 하나의 전시장이 된다. 전시는 ‘화이트 큐브(하얀색 사각형 전시장)’ 같은 전문 전시장에 한정되지 않고, 마을회관, 도서관, 카페 등 일상의 공간에서 우연히 예술을 마주하는 경험을 제안한다.
이번 전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재)예술인경영지원센터가 지역 미술 생태계의 균형 있는 발전과 지역민들의 문화적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연중 진행하는 ‘2025 지역전시 활성화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되었다. 아그네스 파크가 주최·주관하고 토탈미술관이 기획을 맡았다.
전시에는 권오상, 김도균, 노순택, 민예은, 양정화, 윤석남, 이순종, 이예은, 장파, 조영주, 홍이현숙, 흑표범 등 12명의 한국 작가가 참여한다. 지난 가을 강원도 양양군 현남면에 위치한 힐러스에서 선보인 이들의 전시는 미술관을 벗어나 여행지와 일상 공간에서 만나는 현대미술이라는 신선한 시도로 지역 주민과 여행객들의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전시가 열리는 ‘아그네스 파크’는 견내량 바닷가에 자리한 복합문화 공간으로, 옛 수산물 가공 공장을 리노베이션해 재생한 장소다. 전시장과 다목적실, 공연장, 생태 정원 등 다양한 실내외 공간을 갖추고 있으며, 구조물이 그대로 드러난 지붕과 거친 벽면이 어우러진 전시장은 과거와 현재의 시간이 교차하는 독특한 공간 경험을 선사한다.
아그네스 파크 관계자는 “거제도의 경관과 다채로운 공간, 그리고 현대미술이 유기적으로 만나는 전시를 통해 관객이 삶 가까이에서 예술을 경험하길 바란다”며 “아그네스 파크가 지닌 공간의 특징과 거제도의 자연, 그리고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자의 시선이 만나 새로운 맥락으로 해석되는 경험을 해보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 최초의 사립 미술관인 토탈미술관은 1976년 동숭동 대학로에서 디자이너를 위한 토탈갤러리로 출발해, 1984년 경기도 장흥에 국내 최초의 야외조각공원 형태의 미술관을 설립했다. 이후 1992년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현대예술 전반을 아우르는 전시공간을 마련했으며, 국내외 현대미술 전시를 비롯해 음악회, 교육 프로그램, 출판, 강연, 워크숍, 세미나 등 다양한 장르의 문화를 폭넓게 수용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