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전격 발탁을 놓고 정치권 파장이 계속되는 가운데, 여권 발 ‘중도보수’ 2차 확장시도가 계속될 지 주목된다. 21대 대통령 선거 즈음에 있었던 1차 시도에서는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김용남·허은아 전 의원 등을 끌여들였던 여권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재차 확장 시도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당장 여의도에서는 국민의힘 중진인 조경태 의원의 해양수산부 장관 입각설이 제기됐고, 개혁보수의 상징격 존재인 유승민 전 의원을 둘러싼 언급들도 나오는 모양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31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조 의원의 해수부 장관 입각설에 대해 “적극 환영한다”며 “개인적으로 욕심이 난다”고 말했다. 22대 현역 최다선(6선) 의원인 조 의원은 17∼19대 국회에서는 민주당계열 의원으로, 19대 국회 중간 당적을 옮겨 20대 국회부터는 당적을 옮겨 국민의힘 계열 의원으로 당선됐다. 박 수석대변인은 “조 의원을 19대 국회부터 봤는데 굉장히 휼륭한 분”이라며 “성실하고 노력을 많이 하는 분이라 개인적 욕심이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자에 이어 현재 공석인 해수부 장관에 조 의원이 임명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돌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23일 국무회의에서 “후임 해수부 장관도 가급적이면 부산지역에서 인재를 구해보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고. 이 후보자 발탁까지 이어지면서 설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조 의원은 입각설을 부인했다. 그는 29일 기자들과 만나 “(해수부 장관) 직을 제안받은 적이 없다”며 “제가 하고 싶은 일은 어려운 당을 다시 재건하고 당을 보다 더 혁신해서 국민들께 희망이 있는 정당으로 만드는 것이다. 거기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조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한국해운조합을 찾은 사실을 직접 공개했다. 해운업은 해양수산부의 주요 관할 업무 중 하나로 조 의원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이다. 그는 “현장 목소리를 직접 듣고 선사들이 안정적으로 경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필요한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이라고도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자 발탁과 조 의원 입각설 등 여권 발 정계개편 시도 국면이 당분간 계속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경기지사 도전 설이 나오는 유 전 의원이 지난 대선과정에서 이 대통령 측으로부터 총리직 제안을 받았다는 보도도 이러한 시도의 연장 선상이라는 해석이다. 청와대가 제안한 사실이 없다고 즉각 밝혔지만 유 전 의원은 보수진영 내 ‘개혁보수’의 대표격 인물인데다, 이 후보자도 유 전 의원과 한때 정치적 뜻을 같이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바른정당 등에 참여했던 ‘개혁보수’ 인사들을 향한 여권의 접촉이 넓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