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와우리] 오픈소스정보가 가져온 전장의 변화

위성 이미지·정부 공개자료 등
교차분석·검증 통해 정책 반영
美선 ‘가장 먼저 활용되는 정보’
한반도 안보 환경 중요 시사점

오픈소스정보(open source intelligence, OSINT)란 공개적으로 접근 가능한 정보로부터 수집, 분석된 정보를 의미한다. 위성 이미지, 소셜미디어 게시물, 상업 데이터, 언론 보도, 정부 공개 자료 등이 모두 오픈소스정보의 범주에 포함된다. 다만 이는 단순한 정보 수집의 단계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교차분석 및 검증을 통해 정책 판단에 활용되는 정보(intelligence)로 기능한다.

과거 OSINT는 정보활동의 보조 수단으로 인식되었지만, 디지털 기술 및 상업 데이터 확대로 인해 공개 정보만으로도 군사·안보 상황을 상당한 수준까지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정구연 강원대 교수·정치외교

예컨대 우크라이나 전쟁의 경우 OSINT의 전략적 가치를 가장 분명히 보여준 사례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이미 병력 집결, 야전 진지 구축, 보급선 형성 현황이 민간위성 이미지를 통해 공개되었고, 전쟁 발발 이후로도 러시아군의 이동 경로, 민간인 피해, 장비 손실 수준도 정부 발표보다 먼저 OSINT를 통해 알려졌다.



특히 민간인 학살 의혹이나 전쟁범죄와 관련해, 공개된 위성사진과 현장 영상은 책임 소재를 명확히 특정하며 러시아의 부인 전략을 무력화시킬 수 있었다. 이는 전장에서의 은폐와 기습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인도태평양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관찰되었다. 남중국해에서 중국은 해상민병대의 활동을 중심으로 회색지대 분쟁을 이어왔다. 그러나 중국 선박의 이동, 인공섬 군사시설 확장, 항공기 운용 등은 상업위성과 선박자동식별시스템(AIS) 등을 통해 추적되어왔다.

이러한 OSINT 기반 감시는 중국의 행동을 국제사회에 노출하고, ‘부인가능성(deniability)’을 차단한다. 이를 통해 회색지대 전략의 전제인 모호성의 영역을 축소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가 보여주듯 OSINT는 더 이상 ‘상황을 설명하는 정보’가 아닌 ‘상대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진화하고 있다. 행동이 즉각적으로 탐지되고 공개되며, 또한 교차 검증되는 환경에서는 도발의 정치·외교적 비용이 커진다. OSINT 자체가 가져오는 억제 효과가 점차 축적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미국은 OSINT를 ‘가장 먼저 활용되는 정보(Intelligence of First Resort)’로 규정하고 있다. 미국 전쟁부의 경우 OSINT를 작전과 통합억제의 출발점으로, 정보당국은 기존 정보자산을 효율화하는 기초 인프라로, 국무부는 외교적 설득의 도구로 활용하고자 부처별 전략보고서를 이미 제출하였다.

호주, 영국, 일본 등 주요 파트너 국가들 역시 상업위성, 공개 데이터, 민관 협력을 통해 OSINT 역량을 제고 및 제도화하고 있으며, 이를 동맹 간 정보 및 상황인식 공유의 기반으로 활용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이를 통해 정보 공유 및 정책 판단이 가능한, 과거보다 유연한 정보 환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한반도 안보 환경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북한의 군사전략은 오랫동안 기습, 은폐, 부인가능성에 의존해 왔다.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 국지도발, 사이버·심리전 모두 모호성을 핵심 요소로 포함한다. 중국의 서해 인공 구조물 건설 및 해상민병대의 활동 역시 마찬가지의 회색지대 전략 속에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OSINT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이에 따라 한국이 직면한 과제는 더 많은 정보를 축적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탐지된 정보를 언제, 어떻게, 누구와 공유할 것인가를 전략적으로 설계하는 일이다.

또한 복합적 위기에 직면한 한반도 환경에서 중요한 질문은 상대방의 행동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 지금의 안보적 도전에 어떻게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인가의 여부이다. 기존의 거부·처벌 억제전략도 매우 중요하지만, 이를 보완할 수 있는 OSINT의 역할을 고려하여 한반도뿐만 아니라 국제사회를 향한 외교적·군사적 레버리지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정구연 강원대 교수·정치외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