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이 반도체를 앞세워 사상 처음으로 ‘7000억달러’ 시대를 열었다. 산업통상부가 어제 발표한 ‘2025년 수출입 동향’에서 지난해 수출은 전년보다 3.8% 증가한 7097억달러를 기록했다. 역대 최대인 2024년 기록을 넘어선 동시에 2018년 6000억달러 달성 이후 7년 만의 쾌거다. 세계 6번째로 7000억달러 고지를 밟은 수출 대국으로 자리매김했다. 무엇보다 석유·화학·철강 등의 수출 감소와 미 관세 등 악재를 이겨내고 기록한 점에서 의미가 크다. 수치만 보면 나무랄 데 없지만, 반도체 등 특정 산업에 의존한 ‘착시’가 경제 회복으로 포장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일등공신은 단연 반도체다. ‘슈퍼사이클’에 돌입한 반도체 수출이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전년보다 22.2% 증가한 1743억달러를 기록했다.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24.5%에 이른다. ‘수출 효자’인 자동차도 1.7% 증가한 720억달러로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미 관세 영향으로 최대 시장인 미국 수출은 줄었지만, 친환경 차 및 중고차 수출 호조로 유럽연합(EU), 독립국가연합(CIS) 등으로 수출 다변화에 성공하며 플러스 성장을 일궈낸 건 고무적이다. 여기에 한류 영향으로 K푸드·뷰티 선호가 확대되면서 농수산식품(124억달러), 화장품(114억달러), 전기기기(167억달러) 등도 약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