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상승 흐름이 강남권을 넘어 관악·금천·구로 등 이른바 ‘금관구’로 번지고 있다. 거래는 여전히 한산하지만 실거주 수요가 받쳐주는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이 먼저 움직이는 모습이다.
2일 KB국민은행 KB부동산이 발표한 2025년 12월 5주 주간 아파트시장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2% 상승하며 48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특히 이번 주에는 송파구뿐 아니라 관악·동작·성동구까지 상승폭이 확대되며 눈길을 끌었다.
이번 주 서울 상승률 상위 지역은 송파구(0.47%) → 관악구(0.42%) → 동작구(0.41%) → 성북구(0.32%) → 성동구(0.29%) 순이다.
시장에서는 관악구의 급부상을 이례적으로 보고 있다. 관악구는 봉천동 일대 대단지를 중심으로 매매가가 강세를 보였다. 서울대 인근이라는 입지와 더불어, 신림선 개통 이후 교통 여건이 개선되면서 ‘서울에서 아직 상대적으로 싼 곳’이라는 인식이 매수세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강남·마용성은 이미 가격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출퇴근 여건이 나쁘지 않고 전셋값도 높은 관악·동작 쪽으로 실수요가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파구 역시 풍납동 한강변 구축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재건축 기대와 함께 ‘한강 조망 + 강남 생활권’이라는 희소성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다.
관악구를 중심으로 한 금천·구로 등 서남권은 그동안 서울 집값 상승 국면에서도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지역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전세가격이 꾸준히 오르면서 “차라리 사자”는 수요가 조금씩 유입되고 있다.
실제로 서울 전세가격은 0.11% 상승하며 46주 연속 오름세다. 전세가율이 높은 지역일수록 매매 전환 압력이 커지는 구조다. 관악구는 대표적인 ‘전세가 받쳐주는 매매시장’으로 꼽힌다.
경기도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9% 상승하며 오름폭을 소폭 키웠다. 상승 흐름을 주도한 지역은 뚜렷하다. 과천시가 0.55%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이어 용인시 수지구(0.52%), 성남시 분당구(0.49%), 광명시(0.46%) 순으로 집값이 올랐다.
이들 지역은 공통적으로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고 학군·생활 인프라가 탄탄한 곳으로, 최근 시장 관망세 속에서도 실수요와 상급지 갈아타기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이후에도 거래가 이어진 수지·분당, 재건축·신축 선호가 맞물린 과천, 서울과 맞닿은 입지 경쟁력이 부각된 광명 등이 경기 지역 상승세를 이끌었다.
과천은 원문·별양동 역세권 신축 단지를 중심으로 상급지 갈아타기 수요가 꾸준하다. 분당과 수지 역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이후에도 학군·생활 인프라가 탄탄한 단지를 중심으로 거래가 이어지며 가격이 오르는 모습이다.
반면 동두천, 평택, 부천 소사구 등 외곽 지역은 하락세를 보이며 경기 내에서도 양극화가 뚜렷했다.
다만 시장 전반이 활기를 되찾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전국 매수우위지수는 42.1, 서울도 82.5로 여전히 기준선(100)을 밑돈다. 매수 심리는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지금이 꼭 사야 할 때인가”를 두고는 여전히 관망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지금 시장을 두고 거래 없는 상승, 혹은 체력전 국면이라고 진단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급등장은 아니지만, 실수요가 탄탄한 지역부터 가격이 먼저 움직이고 있다”며 “관악구 같은 지역의 상승은 시장 바닥이 단단해지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