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뉴욕 오면 체포” 공언한 맘다니, 親이스라엘 정책 폐기

이스라엘 정부 “反유대주의 불길에 기름 부어”
네타냐후 “필요하면 언제든지 뉴욕 방문할 것”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미국 뉴욕을 방문하는 경우 경찰을 시켜 그를 체포할 것이라고 공언한 조란 맘다니 신임 뉴욕시장이 전임 시장의 친(親)이스라엘 정책을 모조리 폐기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의해 체포영장이 발부돼 외국 방문이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조란 맘다니 미국 뉴욕시장이 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위해 이동하는 도중 그를 환영하는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맘다니 시장의 반(反)이스라엘 노선을 겨냥해 이스라엘 정부는 “반유대주의 불길에 기름을 붓는다”며 비난하고 나섰다.

 

2일(현지시간)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맘다니는 취임하자마자 에릭 애덤스 전 시장 시절의 친이스라엘 조치를 전면 폐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뉴욕시 산하 기관이 이스라엘을 겨냥한 보이콧에 나서는 것이 허용됐다. 또 이스라엘의 단일 민족 국가 정체성을 누구든 비판할 수 있게 되었다.

 

이스라엘 정부는 발끈했다. 오피르 아쿠니스 뉴욕 주재 이스라엘 총영사는 “맘다니 시장의 결정은 뉴욕 유대인 사회에 대한 즉각적인 위협”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반유대주의자들의) 폭력적 공격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스라엘 외교부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에서 “타오르는 불길에 반유대주의라는 기름을 붓는 격”이라고 맘다니 시장을 성토했다.

 

뉴욕은 미국에서 유대인이 가장 많이 사는 도시다. 오죽하면 뉴욕을 일컬어 ‘이스라엘 최대 도시’라고 부를 정도다. 그런데 맘다니 시장은 유대인과 이스라엘에 적대적인 정치인으로 통한다. 중동 가자 지구에서 2023년 10월 시작해 2년 넘게 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의 전쟁 당시 맘다니 시장은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주민을 상대로 학살을 저지르고 있다”며 네타냐후 총리와 이스라엘 정부를 강력히 비판했다.

지난 2025년 12월 29일 미국 플로리다주(州) 마러라고 리조트를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기자회견 도중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AFP연합뉴스

무슬림으로 알려진 맘다니 시장은 취임식에서 기독교 성경 대신 이슬람교 경전 쿠란 위에 손을 얹고 선서를 했다. 그는 시장 취임 전에 “네타냐후 총리가 뉴욕에 오면 즉각 경찰을 동원해 체포할 것”이라고 공공연히 언급했다. 가자 지구 전쟁 당시 이스라엘군의 잔혹 행위와 관련해 ICC가 네타냐후 총리를 상대로 발부한 체포영장을 근거로 들었다.

 

미국은 유엔 산하 국제기구인 ICC 설립에 관한 로마 협약의 당사국이 아니다. 자연히 ICC의 권위를 인정하거나 존중하지 않는 입장이다. 맘다니 시장의 체포 약속이 실제로 이행될 가능성은 낮아 보이는 이유다. 매년 9월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에 참석해 온 네타냐후 총리도 개의치 않는 듯한 모습이다. 그는 지난 2025년 12월 초 “(맘다니 시장 취임 후에도) 필요하면 뉴욕을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