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년 연기 열정 기억” “위대한 별” 깊은 애도 [안성기 1952~2026]

각계각층서 잇단 추모
李대통령 “삶에 경의” SNS에 글
동료들 “정말 충실했던 연기자”

배우 안성기는 일생을 한국 영화 발전에 헌신하며 겸허한 태도와 모범적인 삶으로 모두에게 사랑을 받은 예술가였다. 고인이 별세한 5일 한국 사회는 그가 걸어온 길을 추억하며 깊은 마음으로 추모했다.

지난 2012년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제49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레드카펫을 걸으며 인사하는 안성기.   연합뉴스

이동진 영화평론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안성기님은 긴 세월 동안 모두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받는 놀라운 인품과 덕망의 소유자이기도 하셨다. 어쩌면 그렇게 그 기나긴 시간을 올곧은 자세와 다정한 미소로만 꼿꼿하게 걸어오실 수 있었을까”라며 “영화계의 위대한 별이시면서 말 그대로 한국영화의 역사 그 자체셨다”고 고인을 기렸다.

 

생전 고인이 치료를 받은 병원이자 마지막 기부처였던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 차려진 빈소에는 이재명 대통령 등이 보낸 화환 등과 함께 추모의 발길이 이어졌다. 고인의 경동중학교 동기로 60년 지기 친구인 가수 조용필은 빈소에서 “어렸을 때 아주 좋은 친구였다. 같은 반 옆자리였던 데다 집도 비슷해 학교가 끝나면 같이 항상 다녔다. 저 위에 가서라도 남은 연기생활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성기야, 또 만나자”라고 말했다.

배우 안성기 출연작 '라디오스타'의 한 장면. 오른쪽은 배우 박중훈.   한국영상자료원 KMDb 캡처.

‘칠수와 만수’(1988), ‘투캅스’(1993), ‘라디오스타’(2006) 등으로 황금 콤비를 맺어온 배우 박중훈은 “슬픈 마음을 표현할 길이 없다”며 “관객 여러분께서도, 국민께서도 저희 안성기 선배님을 영원히 기억해 주시기를 감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영화계 거장 임권택 감독은 “좋은 사람이자 연기자로서 정말 충실했던 사람이다. 그렇게 살아내기 쉽지 않다”며 “현장에서 만나면 늘 편안하고, 연출자로서 연기자에 관해 가질 수 있는 불안한 것들이 조금도 없었던 훌륭한 배우였다”고 돌아봤다.

 

영화 ‘남부군’(1990)을 시작으로 ‘하얀 전쟁’(1992), ‘부러진 화살’(2012) 등에서 고인과 호흡을 맞춘 정지영 감독은 “우리는 안성기씨가 한국 영화사 속에 어떤 자리매김을 했던 사람인가를 지금부터 정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대중(DJ)정부에서 문화부장관을 지냈던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SNS를 통해 고인을 높이 평가한 DJ 지시로 직접 만나 공천을 제안했으나 거절한 일화를 소개하며 “김대중, 안성기는 이 시대의 거목이셨다”고 애도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정순택 대주교는 고인에 대해 “독실한 천주교 신자로서 이웃을 배려하고 약자를 향한 따뜻한 시선을 잃지 않으셨으며 기부와 선행을 통해 함께 사는 세상에 희망을 전했다”고 깊은 애도를 전했다.

 

중국을 국빈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페이스북을 통해 “화려함보다 겸손을, 경쟁보다 품격을 보여주신 선생님의 삶에 경의를 표한다”며 “69년의 연기 인생 동안 170편이 넘는 작품에 출연하며 주연과 조연을 가리지 않았던 선생님의 뜨거운 열정을 오래도록 기억하겠다”고 애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