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강력한 환율 안정 의지에 힘입어 안정세를 찾는 듯했던 원·달러 환율이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습 영향으로 반등했다. 시장에선 이번 사태가 달러 강세를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글로벌 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이 미미해 환율 변동은 일시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는 전 거래일보다 2.0원 오른 1443.8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31일부터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미국이 지난 3일(현지시간) 새벽 베네수엘라를 침공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압송하면서 지정학적 긴장과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점이 이날 환율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로 인한 위험 회피 심리 확산은 안전자산인 달러 강세,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가 석유매장량 세계 1위라는 점에서 국제 유가 변동성도 주목받는다. 우선 베네수엘라가 매장량에 비해 원유 생산량이 매우 적은 만큼 당장 국제 유가가 출렁거릴 일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베네수엘라의 원유 매장량은 3032억배럴에 달하지만 원유 생산 점유율은 1%에 불과하다. 국내 수급도 마찬가지다. 산업통상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베네수엘라에서 (원유) 수입을 안 한 지 꽤 됐다”며 “국내 정유사들의 석유 수급에는 전혀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태가 장기화하면 얘기가 달라진다는 경계심도 나온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마두로 친위대가 게릴라전으로 전환하고 군부가 분열되며 석유시설에 대한 사보타주(파괴공작)가 발생할 경우 공급쇼크 속에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습에 대해 “국내외 금융시장 및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이날 오전 관계기관 합동 긴급 상황점검회의를 열고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습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따른 동향과 경제 영향을 점검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관계기관 간 긴밀한 공조하에 향후 상황 전개와 국내외 금융시장·실물경제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