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여건 악화로 커피 작황 부진에 원두 가격 상승과 고환율이 겹치면서 커피값이 1년 새 대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여파로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잇따라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커피 소비가 일상화된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 부담도 커지고 있다.
6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커피 소비자물가지수는 143.98(2020년=100)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133.62)보다 7.8% 상승한 수치다. 해당 지수에는 인스턴트커피와 캔 커피 등은 물론 편의점 파우치 커피도 포함된다.
외식 물가 역시 오름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커피(외식)’ 소비자물가지수는 111.43으로, 전년(106.79)보다 4.3% 상승했다. 저가형 커피 체인 기준으로 커피 한 잔 가격이 100원가량 오른 셈이다.
실제로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는 잇따라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커피빈코리아는 지난 5일 드립 커피 가격과 디카페인 커피 가격을 올렸다. 드립 커피 스몰 사이즈는 4700원에서 5000원으로, 레귤러 사이즈는 5200원에서 5500원으로 각각 6.4%, 5.8% 인상됐다.
일반 원두를 디카페인 원두로 바꿀 때 부과되는 추가 비용도 기존 300원에서 500원으로 올랐다.
저가 커피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바나프레소는 지난 1일부터 아이스 아메리카노 포장 가격을 1800원에서 2000원으로 11% 이상 인상했다.
커피 프랜차이즈들의 가격 인상 도미노는 이미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다.
폴바셋이 지난해 초 주요 음료 가격을 200~400원 올린 데 이어, 스타벅스는 지난해 1월 숏·톨 사이즈 커피 음료 가격을 200원씩 인상했다.
투썸플레이스도 같은 해 3월 레귤러 사이즈 아메리카노 가격을 200원 올렸다.
메가MGC커피와 컴포즈커피 역시 주요 제품 가격을 200~300원씩 올렸고, 하이오커피는 지난해 12월 카푸치노와 카페라테 가격을 2800원에서 3000원으로 조정했다.
커피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는 원두 생산국의 기후 리스크와 고환율이 꼽힌다.
베트남과 브라질 등 주요 산지에서 가뭄과 폭우 같은 이상 기후가 이어지며 원두 생산량이 급감했다. 여기에 글로벌 물류 차질까지 겹치면서 국제 원두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원화 약세에 따른 수입 원가 부담은 이른바 ‘삼중고’를 키우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말 파운드당 2달러 중반대에 거래되던 아라비카 커피 선물 가격은 최근 3달러 후반대까지 오르며 1년 사이 30% 넘게 급등했다.
커피 수입물가지수도 지난해 11월 기준 전년 동월 대비 3.6% 상승했다.
여기에 소비자의 체감 부담을 키울 수 있는 변수도 있다.
정부가 ‘탈플라스틱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추진을 검토 중인 ‘컵따로 계산제’는 영수증에 일회용 컵 가격을 별도로 표기하는 제도로, 소비자의 플라스틱 구매 행동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정책이다.
그러나 의도와 다르게 소비자가 컵값을 더 내야 한다고 인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일부 카페에서 음료값과 별도로 일회용컵 비용을 추가하는 등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이 점주 16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77%가 “제도 시행 시 판매 가격을 올리겠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커피 등 일부 식품 원료에 대한 할당관세 적용을 연장하는 동시에 환율과 국제 원자재 가격 변동에 따른 영향을 점검하겠다는 방침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달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설탕과 커피 등 식품 원료 10종에 대한 할당관세를 내년 말까지 연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