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가정연합·옛 통일교) 관련 의혹을 수사할 검경 합동수사본부 본부장에 어제 김태훈 서울남부지검장이 임명됐다. 남부지검은 지난해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씨와 ‘건진법사’ 전성배씨 간의 각종 부당거래 혐의를 수사하던 중 윤영호 전 가정연합 세계본부장의 관여 정황을 포착해 초동수사를 한 뒤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인계한 곳이다. 그런데 가정연합 조사 과정에서 남부지검·특검팀 모두 별건·과잉수사 등 논란이 불거졌다. 검경 합수본은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절제’와 ‘품격’을 갖춘 수사에 임할 것을 촉구한다.
합수본부장을 맡은 김 지검장은 윤석열정부 시절 이른바 ‘친문(친문재인) 검사’로 분류돼 한직에 머물렀다. 그랬던 그가 이재명정부 들어 지난해 7월 단행된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하며 서울 시내에서 서울중앙지검 다음으로 큰 남부지검 검사장이란 요직에 발탁됐다. 앞서 청와대는 가정연합 사건을 ‘정치·종교 유착’으로 규정하며 사실상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는 논란을 불렀다. 1심 재판도 끝나지 않았는데 종교 법인 해산을 거론하기도 했다. 정권이 개별 사건 수사에 노골적으로 개입하는 행태도 문제이지만, 수사 기관이 정권 ‘입맛’대로 움직이는 건 더 큰 문제다. 수사의 생명은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에 있다는 점을 합수본은 직시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