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순매수 규모가 전월 대비 70% 넘게 급감했지만, 투자 자금은 여전히 미국 시장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투자 자금의 국내 복귀를 유도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초단기 국채 같은 달러 자산을 유지한 채 관망하는 모습을 보였다.
6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순매수 결제액이 15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전월(55억2000만달러) 대비 72% 급감한 수치다. 순매수 규모는 지난 10월(68억1000만달러) 이후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보였지만 6개월 연속 순매수 기조는 유지했다.
지난달 나타난 심리 위축은 연말 글로벌 증시에 변동성이 확대된 게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인공지능(AI) 랠리를 주도했던 브로드컴과 오러클의 수익성과 재무건전성 우려가 확산하며 AI 업계 전반의 투자심리를 냉각시켰고, 투자자들이 대규모 차익 실현에 나섰다.
허준영 서강대 교수(경제학)는 “최근의 순매수 감소는 AI 랠리에 대한 회의론과 기대감 사이에서 투자자들이 ‘숨 고르기’를 하는 것일 뿐 미국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꺾인 것은 아니다”며 “일본의 밸류업이 정착되기까지 15년 이상이 걸렸듯 기업들의 기초체력을 키워야 자금의 실질적인 이동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경제학)는 “국내 시장이 유망하다면 자금은 자연스럽게 돌아오게 돼 있다”며 “수익률 제고 없이 세제 혜택만으로 자금을 유인하겠다는 건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