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글로벌 통상환경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세계 교역질서는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글로벌 공급망 재구조화, 지정학적 위험(리스크) 등 불확실성 속에서 다시 쓰이고 있다.
부산시는 이 같은 변화의 파고 속에서 ‘글로벌 통상 허브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글로벌 수출위기관리시스템 운영 △맞춤형 수출시장 다변화 △무역 기반시설 확충 및 통상 네트워크 강화 3대 분야 12개 과제를 수립해 지역 중소기업이 해외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비상수출대책 2.0’을 중심으로 한 관세 피해 중소기업 긴급운전자금, 수출 바우처, 해외 물류비, 공동물류센터 등이 대표적인 기업 맞춤형 지원이다.
시는 또 디지털 역량과 수출 기반이 부족한 지역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아마존·알리바바와 같은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 입점을 지원해 수출 활로를 넓힐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부산지역 수출 실적은 11월 말 기준 128억8700만달러(약 18조6500억원)를 돌파했다.
◆수출지원 유관기관과 ‘원팀 부산’ 구성
부산시는 글로벌 통상 위기가 일상화한 요즘 특정 한 기관의 노력만으로는 기업을 지켜낼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한국무역협회,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수출입은행 등 지역 내 13개 수출지원 유관기관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위기 대응 역량을 강화해 왔다. 시와 이들 기관은 지난해 초부터 각자 전문성에 기반을 두고 이슈 대응에 공동 대응하는 ‘통상대책반’을 운영하고 있다.
7일 부산시에 따르면 통상대책반은 관세 대응 설명회·간담회 개최 및 현장 방문 등을 통해 기업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청취하고, 관세 피해기업 긴급자금 지원과 물류비, 바우처·수출 신용 보증료 지원 확대 등 신속한 대응체계를 구축해 지역 수출기업 피해 최소화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발 관세 파고 등 복합적 통상 위기 속에서 민관이 협력해 선제적으로 대응한 결과 지난해 제62회 무역의 날 행사에서 ‘최우수 광역자치단체’로 선정돼 국무총리 기관표창을 받았다.
시는 대내외적인 통상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해 지역 중소수출입기업의 해외시장 판로개척을 다각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통상진흥계획’을 마련하고 본격 시행 중이다. ‘글로벌 통상 허브도시 부산’ 실현을 목표로 단계적 디딤돌 역할을 위해 수립한 통상진흥계획은 글로벌 수출위기관리시스템 운영, 맞춤형 수출시장 다변화, 무역 기반시설 확충 및 통상 네트워크 강화 3대 분야 12개 과제로 구성됐다. 약 7000개 기업을 대상으로 50억원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특히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통상정책 변화 예측과 맞춤형 대응전략 마련에 힘써 왔다. 2024년 처음 박형준 시장 주재로 ‘민관합동 경제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지역 내 13개 수출지원유관기관 합동으로 통상대책반을 구성했다. 통상환경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지역기업 지원체계를 강화하는 ‘수출위기 관리시스템’도 적극 가동할 계획이다.
◆신시장 개척으로 미래 성장 동력 확보
부산시는 주요 수출국인 동시에 외교 거점에 해외무역사무소를 설치해 경제, 문화, 관광, 교통 등 부산시의 대표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또 수출기반과 경험이 부족한 지역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현지 수출 상담과 트렌드 동향조사 제공, 바이어 조사 및 연결, 출장 지원, 우수박람회 참가 지원, 바이어 초청 상담회 등 현지 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와 일본 오사카, 중국 상하이·칭다오, 베트남 호찌민에 위치한 부산 해외무역사무소는 작은 규모에도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현지 유통망 발굴·전문가 연결·체험 및 테스트 기회를 제공하고, 수출기업 제품이 실제 수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들 무역사무소는 매년 국가별 진성바이어를 초청해 부산기업들과의 상담회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해 재외동포청과 협력을 통해 한상바이어를 특별 초청하고, 네트워크 확장과 지역기업에 더 많은 수출상담 기회를 제공했다. 관세위기 속에서도 현지 동향파악과 전문가 상담 연결 등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국내 해외마케팅 사업과 연계한 후속지원으로 국내기업의 실질적인 수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
시는 특정국가에 수출이 집중되는 것을 완화하기 위해 수출시장 다변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최근 중앙아시아와 러시아가 새로운 경제 가능성의 땅으로 주목받고 있어 지난해부터 이 지역을 겨냥한 신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에 무역사절단을 파견하고, 지역기업 상품에 대한 우호적인 이미지를 활용해 지역 중소기업의 신시장 진출과 현지 거래선 확보 등을 지원하고 있다.
러시아 극동 지역과의 협력도 새 국면을 맞고 있다. 부산은 중국 훈춘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주요 물류거점 지역에 물류개척단을 파견해 중·러와 물류 협력 기반을 다지고 북극항로 시대를 대비한 유라시아 수출길 개척에 나서고 있다. 국가 차원의 대러 제재로 직접 거래는 제한적이지만, 이를 ‘대체시장 발굴의 계기’로 삼아 물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다. 단순한 수출선 확장을 넘어 부산 수출기업들이 글로벌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미래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성희엽 시 미래혁신부시장은 “중소기업의 수출경쟁력 강화는 수출을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는 부산이 글로벌 통상 허브도시, 나아가 글로벌 핵심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라고 말했다. 성 부시장은 “수출중소기업들이 안정감을 가지고 도전과 성장하는 데 필요한 지원시책을 적극적으로 발굴·시행해 더 많은 기업들이 해외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버팀목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성희엽 부산시 미래혁신부시장 “올해를 통상위기 대응역량 강화 원년으로”
“지역 수출기업들이 안정감을 가지고 도전과 성장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시책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통상 위기를 기회로 살려 더 많은 기업들이 해외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습니다.”
성희엽(사진) 부산시 미래혁신부시장은 2026년 부산시의 지역 수출기업 지원계획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성 부시장은 “글로벌 통상환경이 지정학적 불안과 고금리·고환율 기조,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으로 여전히 높은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공급망이 재편되고 해외시장 접근성이 제한되는 흐름 속에서 부산지역 수출기업들은 원자재 가격 불안과 환율 변동, 통관 규제 등 복합적인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부산시는 2026년을 통상위기 대응역량 강화와 수출구조 체질 개선의 해로 정하고 지역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성 부시장은 7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수출지원 유관기관과 협력체계를 강화하고, ‘통상대책반’ 운영을 내실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를 통해 수출 위기 시 신속하고 체계적인 공동 대응이 가능하도록 상시 협업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는 또 글로벌 시장의 수요 구조가 빠르게 변함에 따라 수출시장 다변화를 핵심 전략으로 삼아 신흥시장 선점을 위한 공격적 진출을 지원할 계획이다. 성 부시장은 “우선 인도 현지에 ‘부산 수출 홍보관’을 설치해 유망 소비시장으로 부상 중인 인도 시장 진출 거점을 확보할 예정”이라며 “홍보관을 통해 부산 주요 제품의 전시·홍보부터 현지 바이어 매칭, 네트워크 교류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해 지속적인 네트워킹 기반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지속되는 고환율에 따른 지역기업 대응대책도 추진한다. 지역 기업의 경영 부담을 덜기 위해 실질적인 경영안정 지원과 환위험 대응력 제고에 중점을 둘 방침이다. 성 부시장은 “환차손 등으로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대상으로 긴급 운영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라며 “고환율 피해가 직접 확인되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500억원 규모의 ‘환율케어 특별자금’을 신설해 단기 유동성 위기를 완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의 수출주도형 산업구조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도시로서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해선 신속한 통상 리스크 대응체계 구축과 수출다변화 실현, 기업 부담 경감 등의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 성 부시장은 “급변하는 세계 경제 환경 속에서 지역 기업이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지원을 적시에 제공하고 지속 가능한 수출성장 생태계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