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 세출위원회가 공개한 예산안 부수 보고서에 한국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빅테크의 독과점을 막기 위한 온라인 플랫폼 법안이 미국 빅테크 기업을 차별적으로 대우한다는 언급이 포함됐다. 미 의회가 예산보고서를 통해 한국 정부에 간접적인 통상 정책 압박을 한 것으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세출위가 5일(현지시간) 공개한 ‘상무·법무·과학(CJS) 등 관련 기관의 2026 회계연도 예산안’을 설명한 공식 문서인 하원 보고서(H. Rept. 119-272)는 “위원회는 대한민국에서 현재 검토 중인 온라인 플랫폼 관련 입법이 미국 기술 기업을 비(非)미국 경쟁사들과 비교해 표적으로 삼고 있으며 그 결과 중국에 소재한 경쟁 기업들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위원회는 본 법이 제정된 후 60일 이내에, 미 무역대표부(USTR)가 해당 입법안이 미국 기술 기업과 미국의 외교·대외정책 이익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상쇄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에 대해 위원회에 브리핑할 것을 지시한다”고 언급했다.
예산안에 따르는 부수 보고서인 이 문서는 법적 구속력은 약하다. 다만 의회가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원하는 정책 방향이 명시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미 의회 내에 빅테크 기업에 대한 외국 정부의 규제와 관련해 부정적인 기류가 형성돼 있다는 점을 읽을 수 있다.
그간 온플법 추진과 관련해 미 재계, 행정부, 의회가 모두 나서 반대 목소리를 내왔다. 다수의 빅테크 기업은 한국의 온플법 추진을 무산시키기 위해 미 의회, 행정부 등에 다각도로 로비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보고서 역시 이에 따른 결과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USTR이 예정됐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 비공개회의를 취소한 사유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차별적이라고 판단하는 디지털 제안을 서울(한국)이 추진한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온플법 입법 추진이 회의 취소의 주요 이유였다는 얘기로 인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