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해안고속도로 전북 고창 분기점 인근에서 교통사고 현장을 수습하던 경찰관과 견인차 기사를 숨지게 하고 탑승자 등 9명을 다치게 한 2차 사고 차량 운전자가 정속 주행 장치(크루즈 컨트롤)를 작동한 채 주행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주행보조장치에 대한 과신이 사고 위험을 키운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전북 고창경찰서는 8일 “지난 4일 오전 1시23분 서해안고속도로 상행선 고창 분기점 인근에서 발생한 사고 차량의 사고기록장치(EDR)를 분석한 결과 크루즈 컨트롤 기능이 작동된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운전자 A(38)씨의 진술 등을 토대로 이번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크루즈 컨트롤 기능 사용이 전방 주의력 저하와 졸음으로 이어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치상 혐의로 구속됐다.
크루즈 컨트롤은 운전자가 설정한 속도를 유지하며 주행을 돕는 운전자 보조 시스템으로, 최근에는 앞차와의 거리 조절과 자동 감속·제동 기능이 결합된 적응형 정속주행장치(ACC)로까지 발전했다. 문제는 이 같은 주행보조장치 작동 중 사고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0월22일 서울∼양양고속도로 인제 구간 상남7터널에서는 승용차가 미끄러져 벽을 추돌한 1차 사고를 수습하던 소방차를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작동한 전기차가 그대로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전기차 운전자(26)가 중상을 입었고, 30대 구급대원도 타박상을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