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역대 최대 실적을 견인한 일등공신은 반도체였다. 본격적으로 닻을 올린 인공지능(AI) 산업 선점에 각국 정부와 빅테크(거대기술기업) 등의 천문학적 투자가 이어지면서 그 필수 기반인 메모리 반도체 품귀와 가격 상승이 나타난 덕분이었다. 또 삼성전자가 그간 다소 부진했던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 등에서 경쟁력을 회복한 데다 사법 족쇄를 푼 이재용 회장의 ‘뉴 삼성’ 구상이 구체화한 영향도 컸다. 올해는 반도체 초강세장이 나타났던 2018년을 뛰어넘는 호황이 점쳐져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100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이퍼-불(초강세장)’ 진입
반도체 시장의 역사적 고점이었던 2018년은 클라우드 시장의 폭발적 성장과 PC 교체 수요, 스마트폰 고성능화 등이 호황기를 이끌었다. 이번엔 AI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AI 인프라 투자 경쟁이 메모리 수요 확대, 가격 상승을 견인했다. 빅테크뿐 아니라 각국 정부가 국가적 차원의 천문학적 투자를 지속하고 있어 이번 호황기는 2018년을 넘는 초호황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 대세다. AI 산업이 초입에 불과하단 점을 고려하면 호황 기간과 수익 규모가 예상을 뛰어넘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글로벌 시장 환경과 기술력이 유지되면 삼성전자가 올해 100조원 영업이익이라는 전대미문의 기록을 달성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D램 가격의 큰 폭 상승과 HBM 출하량 급증에 따라 123조원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D램 가격이 올해 1분기 40∼50% 상승하고, 2분기 20% 추가로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업계에선 낸드플래시 제품군도 1분기 30%대 상승할 것으로 본다. 올해 브로드컴, AMD, 구글, 아마존 등에 HBM 공급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유로 증권가에선 삼성전자 올해 매출을 438조원, 영업이익은 113조∼150조원까지 예상한다. 지난해 영업이익 43조5300억원의 3배가량이다. 삼성전자의 2021∼2024년 4년 치 영업이익을 합친 134조원보다 많다.
삼성의 ‘아픈 손가락’이었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시스템LSI(설계) 사업도 빛을 보고 있다. 최근 AMD에서 2나노(nm=10억분의 1m) 칩 수주를 앞두고 있고, 다른 글로벌 기업과의 추가 계약 논의 소식도 들리고 있다.
다만 스마트폰과 가전 등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실적 개선은 풀어야 할 과제다. 메모리값 상승으로 모바일경험(MX) 사업부 등의 비용 부담이 커져서다. 가전과 TV 사업부는 지난해 3분기 영업손실이 1000억원으로 적자 전환한 후 4분기에도 비슷한 수준의 적자가 났을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