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검체에서 유전자 변이를 분석해 암이나 감염병, 유전질환 등을 정확히 진단하고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분자 진단 분야에 도전하고 싶어요.”
제53회 임상병리사 국가고시에서 전국 수석을 차지한 대구보건대학교 임상병리학과 노종민(24) 씨의 포부다.
10일 대학에 따르면, 노씨는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 발표한 이번 시험에서 280점 만점에 278점(99.3점)을 획득해 전국 52개 대학에서 응시한 2945명 중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중학교 졸업 후 특성화고에 진학한 그는 전자기계 분야를 전공하며 대기업과 공기업 취업을 준비했다. 졸업을 앞두고 맞닥뜨린 코로나19로 인해 군 복무와 전역 후에도 취업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당시 “진짜 하고 싶은 걸 찾아봐라”는 노씨 부모님의 조언에 그는 인터넷을 통해 접한 임상병리학에 매력을 느꼈다.
노씨는 ’병원과 연구 기관 등 의료 현장의 ‘보이지 않는 중심’에 관심을 가졌고, 생명과학과 의학을 기반으로 진단과 치료에 기여하는 임상병리학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기 위해 전문대학 진학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입학 후 학업 과정은 쉽지 않았다. 해부학과 생리학 등 기초 이론은 생소했고 임상과의 연결도 분명하지 않았다고 했다.
전환점이 된 것은 2학년 당시 바이오 진단반에 지원하면서다. 노씨는 “분자생물학과 바이오진단기술학, 유전자 증폭(PCR) 실습 등을 통해 유전자의 미세한 변화가 진단과 치료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체감했다”며 “특히 혈액에서 유전자(DNA)를 추출해 PCR과 전기영동까지 수행한 실습은 교과서 속 이론을 실제 검사로 연결시킨 결정적 경험이었고, 이때 병원 취업이라는 막연한 목표 대신 ‘분자진단’이라는 구체적인 진로를 그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대학의 도움도 컸다. 노씨는 신산업 과정을 통해 현장에서 활용하는 기술과 장비 중심의 수업을 듣고 전공 이해를 넓혔고, 채혈양성반에서는 임상병리사로서 필수 역량에 대한 두려움을 자신감으로 바꿔주었다. 반복 실습으로 그는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감각을 익힌 것이다.
국가고시를 앞두고 노씨는 3학년 때 기초 이론의 부족함을 자각하고 1∙2학년 교재를 다시 정독하며 개념 간 연결에 집중했다. 그는 “교수진의 특강과 튜터∙튜티 활동, 모의고사와 기출문제 풀이를 병행하며 완성도를 높였다”며 “2학년 겨울방학 실습에서 검사실을 순환하며 쌓은 경험은 가장 어렵다고 여겨지는 3교시 실습 과목을 이해하는 데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그는 후배들에게 성과보다 태도를 강조한다. 노씨는 “벼락치기보단 꾸준함, 암기보다 ‘왜’를 묻는 공부가 결국 머리에 남는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