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청 보완수사권, 범죄 피해자 지키는 마지막 보루다 [논설실의 관점]

檢개혁추진단, 보완수사권 허용 가닥
범여권 강경파 “檢 기득권 옹호” 반발
정권 이해 아닌 국민 권익이 기준돼야

정부가 오는 10월 검찰청을 폐지하고 신설되는 공소청 소속 검사들에게 보완수사권을 허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고 한다. 행정안전부 장관 소속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경찰이 수사를 전담하지만, 미흡할 경우 기소·공소 유지를 맡은 공소청(법무부 장관 소속) 검사가 보완수사를 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겠다는 것이다.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정부안 초안을 청와대에 이미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 수사 역량 저하를 막고 범죄 피해자를 지키기 위해서도 바람직한 방향이 아닐 수 없다. 여권 내부와 시민단체조차 보완수사권 폐지를 반대하는 이유를 여당은 성찰해야 한다.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면 경찰 수사가 아무리 부실해도 범죄 피해자는 억울함을 풀 기회조차 사라진다.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에서 보듯 경찰 수사 과정에서 가려진 인권 침해나 부실·부당한 사건 처리 등을 검사의 보완수사로 찾아내거나 바로잡은 사례가 부지기수다. 검찰은 보완수사가 실체적 진실 규명과 사법 통제를 위한 절차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법무부도 ‘보완수사 없이 경찰의 수사기록만 보고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이유를 들어 강력하게 유지 의견을 냈다. 지극히 상식적인 판단이다.

 

최근 진행중인 경찰의 여당 공천 헌금 의혹 수사는 왜 보완수사권이 필요한지 웅변한다. 김병기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강선우 무소속 의원 등이 연루된 공천 비리 수사가 시작된 지 10일이 지났지만 경찰은 수사의 기본인 압수수색마저 미적거리고 있다. 핵심 피의자들의 휴대폰 교체, 텔레그렘 등 SNS 탈퇴, 해외 출국 등 증거인멸 정황이 속출하고 있지만 신속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경찰의 무능과 권력 눈치보기 행태에 “국민 기대에 못 미친다”, “경찰 수사를 검증·견제할 수 있는 장치가 있어야 한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그런데도 범여권의 ‘검수완박’ 강경파 의원들은 8일 기자회견을 열고 “보완수사권을 비롯해 그 어떤 형태로도 검사의 직접 수사권을 남겨 둬선 안 된다”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범여권 의원들이 이례적으로 정부안 초안을 공개하면서 선제적인 비판에 나선 것이다. 대안도 내놓지 않고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는 건 무책임한 행태가 아닐 수 없다. 검찰청 해체와 검사의 직접 수사권 폐지는 국민의 불신을 키워 온 검찰의 자업자득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보완수사권 유지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이것만큼은 정권의 이해관계가 아니라 국민 권익 보호가 기준이 돼야 마땅하다. 보완수사권은 범죄 피해자들을 보호하는 마지막 보루이기 때문이다. 그러지 않으면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가기 마련이다.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을 태워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