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만원 뷔페 대신 ‘10만원 세트’…사람들 선택이 바뀌었다

겨울철 호텔 라운지에 다시 딸기가 올라왔다. 하지만 예전과는 방식이 다르다. 한때 ‘줄 서서 먹는’ 딸기 뷔페가 상징이었다면, 최근 호텔가의 중심은 애프터눈 티 세트로 옮겨가고 있다. 가격과 구성, 운영 방식까지 전반적인 전략이 바뀌었다는 평가다.

 

게티이미지

10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올겨울 주요 특급호텔들은 딸기 뷔페 대신 2인 기준 10만원 안팎의 애프터눈 티 세트를 앞세우고 있다. 1인 13만~15만원대까지 오른 딸기 뷔페 가격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늘어난 데다, 호텔 역시 대형 레스토랑 운영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맞아떨어진 결과다.

 

애프터눈 티 세트의 가장 큰 변화는 ‘식사 대용’이다. 과거에는 케이크와 스콘 위주의 디저트 구성이었다면, 최근에는 파스타, 뇨끼, 해산물 요리 등 세이보리 메뉴 비중이 눈에 띄게 늘었다. 호텔업계 한 관계자는 “디저트만으로는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반응이 많아, 한 끼로 인식될 수 있도록 구성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공간 활용 방식도 달라졌다. 딸기 뷔페가 주로 대형 연회장이나 뷔페 레스토랑에서 운영됐다면, 애프터눈 티는 로비 라운지나 카페 공간이 중심이다. 비교적 손님이 적은 오후 시간대를 채울 수 있고, 좌석 회전 부담도 크지 않다. 호텔 입장에서는 객단가를 유지하면서도 인력과 원가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호텔별 전략은 제각각이다. 일부 호텔은 고급 식재료를 활용해 ‘하이티’ 콘셉트를 강화하고, 또 다른 곳은 딸기 산지를 전면에 내세워 차별화를 시도한다. 프렌치 살롱 분위기나 한강 조망처럼 공간 경험을 강조하는 곳도 있다. 사전 예약제로 운영해 희소성을 높이는 방식도 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소비자 선택에서도 확인된다. 호텔 애프터눈 티를 즐기는 고객층은 예전보다 다양해졌고, “뷔페보다는 부담이 덜하다”는 반응도 많다. 실제로 일부 호텔에서는 주말 예약이 조기에 마감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업계에서는 딸기 애프터눈 티가 단순한 계절 메뉴를 넘어, 겨울 비수기를 버티는 하나의 운영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고 본다. 또 다른 관계자는 “딸기라는 소재는 같지만,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경험이 된다”며 “앞으로도 디저트와 식사의 경계를 넘나드는 상품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딸기는 봄이 오면 사라진다. 하지만 겨울마다 호텔들이 딸기를 다시 꺼내 드는 이유는 분명하다. 짧은 계절을 매개로 공간과 경험을 파는 전략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판단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