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출산, 돌봄으로 경력 단절을 겪다 재취업한 여성 10명 중 4명은 과거보다 적은 임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력 단절 이후 새 일자리를 구하기까지는 평균 4년이 소요됐다. 정부가 출산을 장려하고 있지만 구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 것이다.
11일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발간한 ‘서울시 양성평등 고용정책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경력 단절을 겪은 뒤 다시 취업에 성공한 여성 가운데 42.5%가 경력 단절 이후 임금 수준이 하락했다고 응답했다. 재단이 서울에 거주하는 19∼64세 남녀 취업자 2754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다. 이 중 여성은 2045명, 남성은 709명이다.
경력 단절 이후 복귀한 일자리에서 임금 수준이 하락했다고 답한 남성 비율은 25.0%로 여성보다 낮았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565명(여성 513명, 남성 52명)이 임신, 출산, 돌봄으로 경력 단절을 경험했다. 경력 단절 이후 일자리에서 임금 수준이 비슷하게 유지됐다고 응답한 비율은 여성(35.9%)보다 남성(53.8%)이 높았다.
보고서는 “임신, 출산, 돌봄 등으로 경력 단절을 경험한 여성은 돌봄 책임으로 인해 임금 수준을 낮추더라도 일과 생활의 균형이 가능한 일자리로 이동한 결과”라고 풀이했다.
경력 단절을 경험한 이후 새 일자리를 구하기까지 여성은 평균 48.4개월, 남성은 20.4개월이 소요됐다. 임신, 출산, 돌봄으로 인한 경력 단절이 특히 여성에게 장기간 이어진 셈이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정규직 비율은 여성이 65.3%로 남성(73.6%)보다 낮았다. 여성의 일평균 노동시간은 7.8시간으로 남성(8.3시간)보다 짧았다.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근무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여성이 56.3%로 남성(46.4%)보다 높았다.
월평균 임금은 여성이 287만5000원으로 남성(388만5000원)보다 적었다. 입사 후 ‘육아휴직·단축근로 사용으로 인한 부정적 평가’를 경험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여성이 25.9%, 남성이 14.8%로 여성이 높게 나타났다.
보고서는 “많은 여성이 출산과 육아기에 경력 단절을 겪으며 재취업 시에도 구직의 어려움을 겪는다는 현실이 여전하다는 점이 확인됐다”면서 “서울시 고용정책이성별 격차를 완화하고 구조적 불평등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재설계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앞서 출산 후 여성의 취업 가능성은 그 이전보다 약 37%포인트 감소하고, 출산 후 12년까지도 출산 전으로 회복하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여성 취업자의 인적자본 투자와 경제활동 지속성’ 보고서를 통해 여성에 대한 출산 전 직업 교육·훈련이 여성의 노동 공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여성은 첫째 자녀를 출산함으로써 취업 가능성이 37.2%포인트 감소했다. 이는 출산이 경력단절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해석할 수 있다. 다만 출산 전 직업 교육·훈련을 받은 여성은 취업 가능성 감소 폭이 19.9%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