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새해에 달라지고, 기대되는 것들 [알아야 보이는 법(法)]

2026년 병오년 새해입니다. 26년도부터 새롭게 적용되는 법규 중 특히 가사 분야에서 유의미한 제도를 소개합니다.

 

첫째 부양의무를 위반하거나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상속인의 상속권을 박탈할 수 있는 ‘상속권 상실 제도’가 민법에 새롭게 규정되었습니다(민법 제1004조의 2). 이른바 ‘구하라법’입니다. 인기 여성 그룹 ‘카라’의 구하라씨가 2019년 11월 숨지자 어린 시절 고인을 떠나 20여년간 연락이 끊겼던 친모가 나타나 상속을 요구해 비판 여론이 있었는데, 공론화된 지 6년 만에 입법된 것입니다.

 

직계존속이 자녀 미성년 때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하거나 자녀, 배우자 등에게 중대한 범죄행위를 저지르는 등 현저히 부당한 대우를 하면 적용됩니다. 이때 자녀는 유언으로 상속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 표시를 할 수 있고, 유언 집행자가 가정법원에 상속권 상실을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이에 가정법원은 해당 직계존속의 상속권이 상실되었음을 선고할 수 있습니다. 유언이 없더라도 공동상속인(구하라씨 사건의 경우 구하라씨의 오빠)은 그 사유를 알게 된 날부터 6개월 내 법원에 상속권 상실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로써 자식을 버리고 연락 한 번 없던 부모가 자녀 사망 시 재산을 상속받는 것을 방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종래에도 민법은 상속인으로서 자격을 박탈하는 상속 결격 제도를 두고 있었습니다(민법 제1004조). 그 사유를 보면 ‘고의로 피상속인을 살해하거나 상해한 경우’만 규정하고 있을 뿐 부양의무의 불이행·방임·학대처럼 비난받아야 마땅하고 미성년 자녀의 복리에 반하더라도 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탓에 그대로 상속이 이루어졌습니다.

 

한편 위 민법 제1004조의 2 규정은 개정 민법의 시행일인 2026년 1월1일 이전이라도 2024년 4월25일 이후 상속이 개시된 사건에 소급하여 적용됩니다. 가정법원의 상속권 상실 선고가 있으면 상속권이 박탈되기 때문에 상속인의 지위를 전제로 하는 유류분 반환 청구도 할 수 없습니다.

 

둘째 가족이나 친족 사이에서 발생한 재산범죄에 대해 형을 면제해주던 ‘친족상도례’ 규정이 폐지되었습니다. 종래에는 가까운 친족(근친) 간 범죄는 형을 면제해서 아예 처벌할 수 없었는데, 이제는 피해자의 고소가 있으면 처벌할 수 있도록 형법이 개정된 것입니다. 몇 년 전 방송인 박수홍씨가 친형과 형수를 횡령 혐의로 고소하자 박씨의 부친은 본인이 범죄를 저질렀다면서 죄를 뒤집어쓰려고 했습니다. 종래에는 친족상도례 규정상 박씨의 부친은 처벌을 받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개정된 위 규정은 헌법재판소의 관련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진 2024년 6월27일 이후 발생한 사건부터 소급 적용됩니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2024년 6월 친족상도례 조항으로 가족 간 재산범죄 피해자가 적절한 형벌권 행사를 보장받지 못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 이후 법 개정 전까지 발생한 ‘경과 사건’에 대해서는 피해자 보호를 위해 법 시행일로부터 6개월 내 고소할 수 있도록 하는 특례 규정도 마련됐습니다.

 

⊙ 이경진 변호사의 팁(Tip)

 

‧ 새롭게 시행되는 민법, 형법의 위 규정은 가족 간 분쟁과 깊은 연관성이 있습니다. 평소 상속인이 부양의무를 방기하였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상담기록이나 주변 진술 등)를 확보하는 것이 향후 상속권 상실 선고 재판에서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더불어 이전 칼럼을 통해 강조한 바와 같이 사전에 유언장 작성(특정 상속인을 배제함을 명시)을 추천합니다. 

 

이경진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kyungjin.lee@barunlaw.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