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일본 정계의 블랙홀이 된 중의원(하원) 조기 해산과 관련해 일련의 정상외교 일정이 끝나는 오는 17일 이후 의사를 표명할 가능성이 크다고 일본 언론이 12일 보도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번 주에 각각 일본을 찾는 이재명 대통령,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회담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13∼14일, 멜로니 총리는 15∼17일 일본을 방문한다.
다카이치 정권 간부는 다카이치 총리의 중의원 해산 의사 표명 시기와 관련해 멜로니 총리의 출국 이후라고 산케이신문에 말했다.
또 다른 정치인은 중의원 해산 표명 후 외국 정상을 맞이하는 것은 외교상 결례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요미우리신문도 "다카이치 총리가 언제 해산 의사를 표명할지에 여야의 시선이 쏠려 있다"며 "외교 일정에 영향을 주지 않는 적절한 시기를 찾게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앞서 이 신문은 다카이치 총리가 오는 23일 소집될 예정인 정기국회 초기에 중의원을 해산하기 위한 검토에 착수했다며 중의원이 해산될 경우 조기 총선거 일정으로는 ▲ 1월 27일 선거 공시 후 2월 8일 투표 ▲ 2월 3일 선거 공시 후 2월 15일 투표 등 2가지 안이 유력하다고 지난 10일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주말 공저(公邸·공관)에서 두문불출하며 현지 언론의 취재 요청에 일절 응하지 않았다.
그는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도 성인식, 이란 정세에 대한 글만 올리고 국내 정치 문제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여야 정치인들의 잇따른 논평에도 다카이치 총리가 침묵을 지키면서 언론은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가 예상을 깨고 이른 시기에 중의원 해산을 검토하게 된 요인으로는 무엇보다 고공 행진 중인 내각 지지율이 꼽힌다.
민영방송 뉴스네트워크 JNN은 지난 10∼11일 1천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이 전달 대비 2.3%포인트 오른 78.1%였다고 전했다.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견해는 18.6%였다.
중일 관계 악화가 일본 경제에 미칠 영향과 관련해서는 58%가 '불안하다', 41%가 '불안하지 않다'고 답했다.
작년 10월 수립된 자민당과 일본유신회 연정에 대해서는 48%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평가하지 않는다'는 견해는 33%였다.
다카이치 총리가 '중의원 해산'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또 다른 배경으로는 중일 대립이 거론된다.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 이후 압박 수위를 높여온 중국이 일본에 대한 희토류 수출 통제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자 경제적 타격에 따른 지지율 하락을 우려해 조기에 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아사히신문 등 일부 언론은 다카이치 총리가 자민당과 충분한 협의 없이 중의원 해산을 검토했다는 점에서 정권에 화근을 남길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마이니치신문은 다카이치 총리가 정권 탄생의 '킹 메이커' 역할을 했던 아소 다로 자민당 부총재, 선거 사무를 담당하는 스즈키 슌이치 자민당 간사장과 해산을 논의하지 않은 듯하다며 총리 관저 주도 결정에 불만이 나온다고 전했다.
한편, 다카이치 총리가 13일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날 이 대통령과 만날 혼슈 서부 나라현으로 이동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다카이치 총리가 작년 10월 취임 이후 나라현을 찾은 것은 처음이다. 나라현은 다카이치 총리 고향이자 정치 본거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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