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수청·공수청법 당정 혼선, 정략 접고 국민만 바라봐야

수사사법관·전문수사관 이원화
여당 강경파 ‘제2의 검찰청 될 것’
선명성보다 올바른 방향이 중요

오는 10월 출범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의 조직과 인력 구성을 담은 설치법안이 어제 입법 예고됐다.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에 따르면 중수청은 검찰을 대신해 행정안전부 장관의 수사 지휘·감독하에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마약·내란 외환·사이버 등 9개 중대범죄를 수사하게 됐다. 중수청 운영의 최대 난제로 꼽히는 유능한 수사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수사사법관’과 ‘전문수사관’으로 이원화했다. 다만, 핵심 쟁점이던 공소청 보완수사권은 결론을 내지 못하고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문제는 당정이 중수청법을 놓고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가 중수청 조직을 이원화하는 건 중대 범죄 수사 역량을 키워온 검사들의 참여를 최대한 유도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여당 강경파들은 “검사들이 수사사법관으로 가면 결국 중수청이 제2의 검찰청 또는 검찰청의 작은 외청이 되는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중수청·공소청법에 대한 정책 의총을 열 것”이라고 제동을 걸었다. 정부 안은 국가 수사 역량 저하를 막기 위한 고육지책인데, 여당이 마땅한 대안도 없이 반대만 하는 건 무책임하다. 중수청이 자칫 수사력이 도마 위에 오른 ‘제2의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보완수사권 유지 여부를 4월에 재논의하겠다고 미룬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여당이 검찰청 해체와 수사·기소 분리라는 ‘검수완박’ 도그마에 갇혀 형사 사법체계 개편의 본질인 국민의 편익증진엔 눈을 감고 있다. 보완수사권은 경찰 수사의 오류나 한계를 바로잡을 최소한의 장치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경찰 수사의 완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했다.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면 경찰 수사가 아무리 부실해도 범죄 피해자들은 억울함을 풀 기회조차 사라진다. 오죽하면 여권 성향의 시민단체들마저 반대하겠나.

집권여당이 국가 수사 역량을 떨어뜨리는 데 골몰하고 있다는 비판이 만만치 않다. 권력형 범죄자들이 만세를 부를 것이다. 형사사법 체계가 공수처·경찰청 국가수사본부·중수청 등으로 바뀌면서 사건 떠넘기기, 중복 수사, 중대범죄 수사의 지연 등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그로 인한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가기 마련이다. 수사구조 개편은 정권의 이해가 아니라 국민 편익과 수사 역량 증진을 우선해야 한다. 검찰개혁은 선명성이나 빠른 속도보다 올바른 방향이 더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