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운전자에게 가장 위협적인 존재는 눈에 띄는 폭설보다 도로 위의 암살자로 불리는 ‘도로 살얼음(블랙아이스)’이다.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비와 눈이 섞여 내리는 궂은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12일 오후 5시40분 기준 기상청 도로기상정보시스템의 ‘도로 살얼음 발생 가능 정보’ 지도에는 위험을 알리는 붉은색 구간이 선명하게 나타났다. 위험 신호는 경부선, 영동선, 서해안선, 호남선 등 국내 주요 고속도로 곳곳을 가로지르며 운전자들의 주의를 요구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화요일인 13일 새벽까지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눈과 비가 이어질 전망이다. 서울, 인천, 경기 북부 등 수도권 일부와 충청, 전북, 경북 내륙 등지에 눈이나 비가 내리겠고, 전남권과 경남 서부, 제주도에도 눈발이 날리거나 빗방울이 떨어지는 곳이 있겠다.
예상 적설량은 강원 내륙·산지가 3~8cm로 가장 많으며, 경기 남동부와 충북 북부 1~5cm, 충남 서해안과 경북 북동 산지 1~3cm 등이다. 강수량은 대부분 지역에서 5mm 미만으로 적은 편이지만 도로 안전에는 치명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
비나 눈이 내리는 지역에서는 가시거리가 짧아질 뿐만 아니라 노면이 빙판으로 변하거나 살얼음이 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눈과 비로 노면이 젖은 상태에서 밤사이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한파가 덮치면 지면의 수분은 예외 없이 얼어붙는다. 이는 기상청 도로정보시스템상 최고 경계 수준인 ‘위험 구간’의 확대로 이어진다.
도로 살얼음이 무서운 이유는 육안으로 식별하기 어렵다는 점에 있다. 투명한 얼음막 아래로 아스팔트의 검은색이 그대로 비쳐 운전자는 이를 단순한 젖은 도로로 착각하고 속도를 줄이지 않다가 큰 사고를 당하기 쉽다. 실제 블랙아이스의 마찰력은 일반 도로에 비해 현저히 낮아 제동 거리도 훨씬 길어진다.
기상청은 특히 교량과 고가도로, 터널 입·출구, 그리고 그늘진 커브길을 요주의 구간으로 꼽았다. 이들 지역은 지열이 차단되거나 바람의 영향으로 일반 도로보다 지면 온도가 낮아 살얼음이 형성되기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어서다. 이러한 구간을 통과할 때는 평소보다 50% 이상 감속 운행하고, 앞차와의 안전거리를 평소보다 넉넉히 확보하는 것이 필수다.
고령자나 보행 약자도 외출 시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 신발을 착용하는 등 낙상 사고에 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