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號’ 고려아연, 경제안보 기업 위상 강화

‘글로벌 경쟁력 확보’, ‘핵심기술 보호’ 두 마리 토끼 잡는다

고려아연(회장 최윤범)이 미국 제련소 건설 프로젝트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경제안보에 기여하는 '핵심광물 공급망' 기업으로의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주도해온 ‘트로이카 드라이브’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 데 이어 이번 프로젝트로 기업의 장기 성장성을 탄탄하게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려아연 제공

12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최근 미국 전쟁부(국방부)·상무부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미국 제련소를 건설하겠다는 '크루서블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약 11조원이 투입되는 이번 프로젝트는 2026년 부지 조성을 시작으로 오는 2029년 완공 후 단계적 상업생산을 목표로 한다. 미국 제련소는 아연·연·동 등 기초금속은 물론, 미국 정부가 '2025년 최종 핵심광물 목록'에 포함된 11개 핵심광물을 생산하는 거점으로 건설될 예정이다.

 

미국 제련소는 최 회장 취임 후 이어온 고려아연의 글로벌 행보에 획을 그은 성과로 기대받고 있다. 최 회장은 2007년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에 입사한 후 지속적으로 글로벌 경험을 쌓아 왔다. 2010년 페루 광산 기업 ICM 파차파키 사장, 2014년 호주 아연 제련소 기업 SMC의 사장을 역임했다. 당시 기술 개발과 공정 개선에 주력한 결과 SMC가 흑자전환하는 등 좋은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특히 미국과 호주는 현재 고려아연의 신성장동력 '트로이카 드라이브' 전략의 두 축인 자원순환과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거점으로도 자리잡았다. 미국의 자회사 '페달포인트'는 PCB 스크랩, 유휴IT자산 등 전자폐기물 처리와 스크랩을 통한 이차원료 조달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는 향후 미국 제련소가 연, 은, 동, 안티모니 등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반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호주에서는 자회사 아크에너지가 신재생에너지 생산, 개발, 공급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미국 제련소는 고려아연이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핵심광물 허브'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방위산업 등 주요 산업이 성장하며 핵심광물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반면 노후 제련소 폐쇄와 환경 규제 강화로 공급 여건이 제약돼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고려아연은 이러한 미국 시장의 수요를 흡수해 지속가능한 성장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고려아연은 미국 정부와의 파트너십 및 적극적 지원 아래 미국 제련소를 건설한다. 이는 민간 해외투자보다 국가 차원의 공급망 재편 프로젝트에 동맹국 기업이 참여하는 형태에 가깝다. 자연스럽게 동맹국간 공급망 내에서 우리나라의 영향력이 높아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최윤범 회장은 최근 주주서한을 통해 "미국 제련소 설립으로 고려아연은 한국과 미국을 포함한 다자 협력의 목표인 안정적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고려아연은 이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되,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경제 안보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탄탄하게 다진다는 방침이다. 고려아연은 최근 아연·연·동 통합공정을 활용한 희소금속 농축·회수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해 달라는 신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 기술은 제련 부산물을 순환·농축해 비스무스, 인듐, 텔루륨 등 희소금속을 고순도 추출하는 독자 기술이다. 이에 앞서 고려아연은 아연 제련 기술인 '헤마타이트 공정 기술' 등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 받은 바 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고려아연은 50년 이상 축적한 세계 최고 수준의 제련 기술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국가핵심기술 신청 및 지정 절차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이라며 “이는 국가경제와 안보에 직결되는 기술을 우리 정부와 함께 보호하고 대한민국 고유의 기술로 유지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