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자 자전거로 치고 도주한 정읍시의원, 항소심도 벌금 500만원

자전거를 타다 보행자를 치어 다치게 하고도 구호 조치 없이 현장을 떠난 전북 정읍시의원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도주한 사실이 인정되지만, 피해자가 크게 다치지 않았고 합의한 점을 고려했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전주지법 형사3-2 항소부(재판장 황지애 부장판사)는 13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상과 도로교통법 위반(사고 후 미조치) 혐의로 기소된 정읍시의회 김모(56) 시의원의 항소심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선출직 공직자는 형사사건에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돼야 직을 상실하는 만큼, 이번 판결로 김 의원의 의원직 유지에는 영향이 없다.

 

전주지법 청사

김 시의원은 2023년 8월 19일 오후 7시58분쯤 정읍시의 한 보행자·자전거 겸용 도로에서 전기자전거를 타고 가다 70대 보행자를 치어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고 직후 김 의원은 넘어진 보행자의 팔에서 출혈을 확인하고 병원 치료를 제안했으나, 피해자가 “신고부터 해야 한다”고 하자 별다른 구호 조치 없이 자전거를 버리고 다급히 현장을 떠난 것으로 조사됐다.

 

김 의원은 재판 과정에서 “명함을 건네 신원을 밝혔고, 치료를 권유해 도주의 고의성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1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은 “피해자가 자전거를 붙잡자 이를 버리고 현장을 이탈했고, 구급대원이나 경찰이 도착하기 전 자리를 떠난 점 등을 종합하면 도주의 고의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징역 6개월을 구형한 검찰은 이에 형이 가볍다며 항소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고 이를 기각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사고 발생 이후 도주한 점이 인정되는데도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어 진정으로 잘못을 뉘우치는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사고로 발생한 상해의 정도가 중하지 않고, 피해자와 합의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