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범죄수사청이 검찰청보다 넓은 범위 수사를 맡게 되는 법안이 제시되자 경찰 내부에서는 수사중복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경찰이 주도한 선거·마약·사이버 범죄 등에 대한 수사권을 중수청도 갖게 되면서 이를 조율하기 위한 수사 지연도 예상된다. 경찰은 입법예고 법안의 조문을 검토하면서 이달 중 입법의견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13일 밝혔다.
경찰청은 전날부터 중수청법안을 살펴보면서 입법의견을 준비하고 있다. 입법예고가 이뤄지는 26일 전까지 내부 의견을 정리할 방침이다.
경찰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수사대상 중첩이다. 검찰은 2대 범죄(부패·경제)로 수사대상이 한정됐지만 중수청은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마약·국가보호·사이버 범죄 등 9대 중대범죄를 다룬다. 이 중 선거·마약·사이버·대형참사 등 범죄는 그동안 경찰이 주력한 수사로 상당부분 중첩이 예상된다.
검찰 출신 수사사법관 아래 경찰이 전문수사관으로 들어가게 되면 주도적인 수사를 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전직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변호사 자격증을 가진 경찰 수는 제한적이기 때문에 ‘제2의 검찰’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결국 검찰 출신 수사사법관이 주도하는 조직이 될 것”이라며 “주도적인 수사가 가능한 경찰조직을 떠나 보조역할을 하고 싶은 사람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로 행정안전부 장관의 경찰 통제, 경찰 국가수사본부장 지휘권 부여 논의도 이뤄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행안부 업무보고 간담회에서 “경찰제도에 큰 변화를 불러오는 만큼 입법정책적 결정이 필요하다”며 “경찰의 민주적 통제를 위한 논의나 경찰위원회 실질화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국회 등 관계기관과 충분히 논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