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정부가 전국을 ‘5극3특’(5개 초광역권·3개 특별자치도) 체제로 대전환해 지역 양극화를 해소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주요 기업들의 대규모 지방 투자가 잇따르고 있다.
정부가 ‘지방 주도 성장’을 핵심 국정 과제로 내걸고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시하자, 기업들이 미래 핵심 생산 거점을 지방에 마련하며 균형발전의 파트너를 자처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13일 충북 청주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내 약 7만평 부지에 19조원을 투입해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인공지능(AI) 메모리 대응을 위한 최첨단 패키징 공장 ‘P&T 7’을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P&T 7은 전공정 팹에서 생산된 반도체 칩을 제품 형태로 완성하고 품질을 최종 검증하는 ‘어드밴스드 패키징’ 팹이다. 올해 4월 착공해 2027년 말 완공이 목표로, P&T 7이 들어서면 청주캠퍼스는 낸드 플래시와 HBM, D램 등의 생산과 첨단 패키징까지 아우르는 통합 반도체 클러스터 체계를 완성하게 된다.
SK하이닉스 측은 “이번 투자는 정부가 추진해 온 지역 균형 성장 정책 취지에 공감하면서, 동시에 공급망 효율성과 미래 경쟁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전략적 결정”이라고 투자 배경을 명확히 했다.
회사 관계자는 “단기적인 효율이나 유불리를 넘어, 중장기적으로 국가 산업 기반을 강화하고 수도권과 지방이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LG이노텍은 광주와 경북 구미를 잇는 남부권 투자를 강화하고 나섰다. 광주광역시와 이날 1000억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하고 광주사업장을 증축하기로 했다. 이번 투자를 통해 LG이노텍은 광주사업장에 차량용 반도체 부품인 ‘차량 AP 모듈’ 생산라인을 증설한다. 차량 AP 모듈은 자율주행 등 커넥티드카의 핵심 부품이다.
문혁수 LG이노텍 사장은 “광주사업장은 1985년 준공 이후 모빌리티 솔루션 사업의 ‘머더 팩토리’로서 중추적 역할을 해왔다”며 “핵심사업의 기반이 되는 전략적 요충지인 만큼 지역사회와 동반 성장하며 가치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LG이노텍은 경북 구미 사업장에도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고부가 카메라 모듈 등 생산 설비를 확충하고 있다.
업계에선 정부가 5극3특 전략의 일환으로 남부권에 ‘반도체 혁신벨트’와 ‘배터리 트라이앵글’ 등을 구축하겠다는 구상과 맞물려 관련 기업들이 실질적인 투자로 지역 거점 육성에 호응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