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과 거래국에 25% 관세”… ‘원유 수입’ 中은 반발

즉시 발효… 하메네이 정권 압박 강화
‘이란 최대 교역국’ 中에 악영향 초래
美·中 무역 갈등 재점화 우려 관측 나와
中 “관세 전쟁 승자 없어… 권익 지킬 것”
이란, 물밑선 美특사와 접촉 등 해법 모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이란과 거래하는 모든 국가에 25%의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란 정권을 향한 압박을 한층 강화한 것이지만 이란의 최대 교역국이 중국이라는 점에서 지난해 10월 일시 봉합됐던 미·중 무역 갈등이 재점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중국은 “불법적인 제재”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에 “이란과 거래하는 모든 국가는 미국과의 모든 거래에 있어서 25%의 관세를 납부해야 한다”며 “본 명령은 최종적이고 확정적이며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고 적었다.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까지 압박하는 ‘2차 제재’(2차 관세)를 시행하겠다는 의미다.

 

이란 반정부 시위는 당국의 강경 진압으로 격화하면서 사망자 수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단체 이란인권(IHR)은 이날까지 시위대만 최소 648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했으며 “일부 추산에 따르면 사망자가 6000명을 넘겼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이날도 군사행동이 선택지 중 하나라는 입장을 밝혔다. 동시에 이란에 체류 중인 자국민에게 즉각 출국할 것을 경고했다. 이란 주재 미국 사이버대사관은 긴급 공지를 내고 “이란에서 미국과의 연관성을 드러내는 것만으로도 구금될 수 있다”며 “미국 정부의 지원에 의존하지 않는 자체 출국 계획을 마련하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 이란의 교역 상대국까지 겨냥하고 나선 배경은 양국 간 정식 외교관계나 교역이 없는 만큼 직접적 관세로는 압박 효과를 보기 어렵기 때문으로 보인다. 동시에 이란산 석유의 최대 수입국인 중국을 겨냥한 측면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해상을 통한 이란산 원유 수출의 90%가 중국으로 향한다고 짚었고, 무역데이터 제공기업 임포트글로벌이 추정한 2024년 기준 이란의 대중국 수출액은 306억달러로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9.3%에 달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2차 관세 부과 선언이 미·중 무역마찰 재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이유다.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이날 SNS에 올린 게시물에서 “중국은 어떠한 불법적인 일방적 제재와 확대 관할권에 대해서도 단호히 반대한다”며 “모든 필요한 조처를 해 합법적 권익을 지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외교부 마오닝 대변인도 정례브리핑에서 “관세전쟁에는 승자가 없다”면서 “정당하고 합법적인 권익을 단호히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이날 최고지도자 공식 홈페이지에 정부 지지자들이 운집한 사진을 올리며 “이란 국민이 적들에 맞서 결의와 정체성을 확고히 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란은 물밑에서는 미국과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미국 악시오스는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부 장관이 스티브 윗코프 미국 중동특사와 지난주 연락했다고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란 시위대가 12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친정부 집회에 참가해, 미국과 이스라엘에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하고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를 지지하고 있다. UPI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