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 고용률의 착시… 30대 ‘쉬었음’ 가장 많았다

국가데이터처 2025 고용동향

전체고용률 62.9% 최고치 불구
15~29세 45%… 전년比 1.1%P↓
29세 이하 백수도 42만8000명

12월 실업률 5년 만에 4%대 ↑
“노인 일자리 지원 확대 등 영향”

지난해 30대 ‘쉬었음’ 인구가 30만명을 넘어서며 2003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60세 이상 취업자 증가에 힘입어 전체 고용률이 역대 최고치인 62.9%를 기록했지만, 15∼29세 청년층의 고용률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3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12월 기준 실업률은 5년 만에 4%대로 뛰었다.

 

14일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비경제활동인구에 속하는 쉬었음 인구는 지난해 255만5000명으로 전년 대비 8만8000명 증가했다. 2003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규모다.

내 일자리는 어디에 14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구직자들이 일자리 정보 게시판 앞에서 이력서를 작성하고 있다. 지난해 전체 고용률은 역대 최고를 기록했지만, 15∼29세 청년층 고용률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3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상수 기자

특히 30대의 쉬었음 인구는 30만9000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15∼29세의 쉬었음도 42만8000명으로 2020년(44만8000명)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빈현준 데이터처 사회통계국장은 “30대에선 과거 결혼이나 출산으로 육아·가사로 이동했을 인구가 현재는 저출생·비혼의 증가로 쉬었음으로 이동했다”며 “채용 문화에 있어서는 수시채용·경력직 채용이 과거보다 늘어나면서 실업으로 가야 할 이들이 쉬었음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경제활동인구에서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는 2876만9000명으로 전년보다 19만3000명 증가했다. 연간 취업자 증가폭은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2020년 21만8000명으로 내려앉았다가 2021년 36만9000명, 2022년 81만6000명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이후 2023년 32만7000명, 2024년 15만9000명으로 감소세를 이어갔고, 지난해엔 2년 연속 10만명선에서 증가하는 데 그쳤다.

 

취업자를 연령별로 보면 20대에서 17만명, 40대 5만명, 50대 2만6000명씩 감소했다. 반면 60세 이상에서 34만5000명 증가하며 다른 연령의 감소폭을 상쇄했고, 30대에서는 10만2000명 늘어났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2.9%로 전년 대비 0.2%포인트 올랐다. 1963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인 15∼64세 고용률로 봐도 69.8%를 기록해 0.3%포인트 올랐다. 역시 1989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연령별 고용률은 15∼29세(45.0%)에서만 1.1%포인트 하락했다.

산업별로는 지난해 부진을 겪은 건설업에서 12만5000명 감소했고, 농림어업(-10만7000명)과 제조업(-7만3000명)에서도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반면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23만7000명),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5만4000명), 금융 및 보험업(4만4000명) 등에서 증가했다.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는 317만7000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연간 실업자는 83만명으로 7000명 늘었지만, 실업률은 2.8%로 전년과 같은 수준을 보였다.

 

다만 12월 기준 실업자는 121만7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만3000명 증가했다. 12월 기준으론 1999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은 수준이다. 실업률은 4.1%로 2020년(4.1%) 이후 5년 만에 4%대로 뛰었다.

 

특히 15~29세 청년층의 실업률이 6.2%로 전년 대비 0.3%포인트 올랐다. 청년층의 12월 실업률은 2020년 8.1%를 기록한 뒤 5%대에 머물렀는데, 지난해에 6%대로 다시 오른 것이다.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스타트업 채용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채용공고 게시대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빈 국장은 “60대 이상에선 새해 노인 일자리 지원이 늘면서 실업률이 상승했고, 청년층에선 고용 상황이 좋지 않은 데다 다른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실업자로 전환한 경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재정경제부는 쉬었음 청년 등의 고용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맞춤형 지원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 등을 중심으로 한 청년 일 경험 확대와 지역고용촉진지원금 확대 등 경제성장전략의 핵심과제를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김태웅 재경부 인력정책과장은 “청년층 고용은 인구 구조 측면에서 유입이 줄어들고 있고, 산업 측면에서는 AI 전환이나 경력·수시 채용 증가, 일자리와 눈높이 간 미스매치 등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그런 문제 인식을 가지고 관계 부처와 합동으로 대책을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