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1000억원대 사기 혐의를 받는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등 경영진 4명이 모두 구속을 면했다.
서울중앙지법 박정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3일 홈플러스 대주주인 김 회장과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겸 홈플러스 대표이사, 김정환 MBK 부사장, 이성진 홈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14일 새벽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모두 기각했다.
박 부장판사는 “사건의 피해가 매우 중한 것은 분명하지만,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구속할 정도의 혐의 소명이 부족하다”며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염려보단 충분한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특히 박 부장판사는 “(사기의) 고의 등 주관적 구성요건, 논리에 근거한 증명이나 평가적 부분에 관해서는 충분한 분석과 탄핵 과정이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홈플러스가 채무 상환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이를 인식한 채 채무를 졌다는 것이 입증돼야 한다. 그러나 회생법원이 지정한 조사위원인 삼일회계법인은 지난해 6월 홈플러스의 자산이 6조8000억원으로, 부채 2조9000억원보다 약 4조원 많다는 내용의 조사보고서를 제출했다. 청산가치는 3조7000억원으로 평가됐다. 이 같은 자산 구조가 법원 판단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반면 검찰은 홈플러스의 자산 대부분이 메리츠증권 등에 담보로 제공돼 있어 실질적 변제 능력이 크지 않다고 판단해 경영진 신병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사유를 검토한 뒤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 등 추후 방침을 정할 계획이다. MBK 측은 “이번 결정은 사안의 법리와 사실관계에 대해 MBK와 홈플러스의 입장이 타당하다고 법원에서 인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