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한 당 윤리위원회의 심야 ‘기습 제명’을 두고 당내에서는 ‘정치적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솟구쳤다.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제명 의결을 강행할 경우 법적 분쟁으로 번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지방선거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친한(친한동훈)계를 비롯한 소장파들은 제명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파장은 계속될 전망이다.
14일 국민의힘 초·재선 모임 ‘대안과미래’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동혁 최고위’는 한 전 대표에 대한 윤리위의 제명 결정을 재고해 달라”는 성명을 냈다. 이성권·권영진 등 의원 23명은 “당장 5개월 앞으로 다가온 지선을 앞두고 벌인 당 분열 앞에 어떻게 ‘이기는 선거’를 하겠다는 것이냐”고 반문하며 의원총회 소집과 장 대표 면담도 함께 요구했다. 당 중진들도 ‘기습 제명’을 성토했다. 5선 권영세 의원은 “가장 강한 징계인 ‘제명 처분’은 한 전 대표의 비행에 상응하는 수준을 넘는 과한 결정”이라며 “최고위는 바로 결정할 것이 아니라 한 전 대표 측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3선 성일종 의원은 “한동훈은 사과하고 장동혁은 정치력으로 풀어야 한다”며 “정치적 문제를 법으로 풀겠다는 것은 정치를 포기하는 일이다. 장 대표와 한 전 대표 모두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더 이상의 갈등을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지도부는 ‘신속 마무리’ 가닥
◆韓, 제명 시 가처분 ‘맞불’ 전망
최고위에서 제명이 의결될 경우 한 전 대표는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으로 맞대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 전 대표는 윤리위 결정에 대한 재심은 청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통상 (윤리위) 소명 기회는 한 일주일 전에 통지하는 데 그저께 저녁 모르는 번호로 ‘다음 날 나오라’는 문자가 왔다”며 “이런 중대한 사안을 결정하는 데 심각한 절차적 위법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 전 대표 측은 윤리위 결정 근거의 ‘타당성’도 문제 삼고 있다. 윤리위가 두 차례에 걸쳐 징계 핵심 사유를 정정하면서다. 윤리위는 첫 결정문에서 비방글을 작성한 ‘한동훈’ 명의 계정에 대해 “(한 전 대표가) 게시글을 작성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적시했으나 이날 오전 공지를 통해 “징계대상자가 직접 게시글을 작성했는지 여부는 확인이 불가하고, 이는 수사기관의 수사과정에서 밝혀져야 하는 부분”이라고 정정했다. 한 전 대표는 당원 게시판에 가입한 사실도, 게시글도 작성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윤리위는 또 윤 전 대통령 부부 등에 대한 비방글 1000여건을 “한 전 대표의 가족들이 작성했다는 사실은 인정된다”고 했으나, 두 번째 공지를 통해 “징계대상자 가족 명의의 계정으로 ‘추정되는’ 게시글을 확인했다”고 재차 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