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재무장관 원화 약세 발언…환율 1450원대 진입하나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낙폭을 크게 확대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원화가치의 약세를 두고 이례적으로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과 맞지 않는다는 언급이 공개된 영향이다.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원화 약세가 진정되는 효과를 보이며 1450원대 진입 전망도 나온다.

 

15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새벽 2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오후 종가(1477.5원) 대비 13.5원 떨어진 146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정규장에서 환율은 전일대비 3.8원 오른 1477.5원에 거래돼 10거래일 연속 상승한 바 있다. 열흘 간 상승폭은 47.7원으로 지난해 12월 당국의 시장 개입으로 급락했던 53.8원을 대거 만회한 상태였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베선트 장관은 지난 12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주요7개국(G7) 핵심광물 재무장관회의'에 참석 중인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의 강력한 경제 펀더멘털과는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 "외환시장에서의 과도한 변동성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미국 경제를 뒷받침하는 핵심 산업 분야에서의 한국의 강력한 경제 성과가 한국을 아시아에서 미국의 핵심적인 파트너로 만든다"고 했다. 그는 또 한미간 무역·투자 협정을 완전하고 충실하게 이행하는 방안을 논의하며 "이 협정이 미국과 한국의 경제 파트너십을 더욱 심화하고, 미국 산업 역량의 부흥을 촉진할 것"이라고 했다.

 

일본 역시 엔화 약세에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같은날 "투기적 움직임을 포함해 과도한 변동성에 대해서는 어떤 수단도 배제하지 않고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언급하며 최근 엔화 약세에 대한 속도조절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미·일 재무 수장들의 공동 보조가 확인되면서, 그간 환율 상승에 일시적으로 브레이크가 걸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시장에서는 미국과 일본의 재무장관의 발언이 원화 가치 하락세를 일시적으로 제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일시적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는 하단을 지지할 것으로 봤다.

 

이날 열린 한국은행 금통위도 환율 하방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날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최근 외환시장 흐름에 대한 평가와 함께 원화 약세에 대한 우려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새해 첫 금통위에서 한은은 2.50%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은 "미국 재무부의 원화 구두 개입에 역내 달러 수요 완화가 예상된다"면서 "이날 금통위 환시 관련 발언까지 가세할 경우 하락 쏠림은 더욱 심화되며 1450원대 진입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일시적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가 하단을 지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일본 재무장관의 외환시장에 대한 동반 구두 개입은 단기적으로 효과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효과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불확실하다"고 했다. 이어 "그럼에도 상반기 중 환율이 완만한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한다"면서 상반기 중 달러화 약세를 근거로 들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