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왔습니다” 현관 앞 배달원 대신 로봇이… ‘래미안’이 띄운 승부수

삼성물산-요기요, '도어 투 도어' 자율주행 배달 서비스
삼성물산 제공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 단지. 배달 앱으로 음식을 주문하자 오토바이 대신 하얀색 박스 형태의 로봇이 단지를 가로지른다. 로봇은 공동 현관문을 스스로 통과해 엘리베이터에 올라탄 뒤 목적지 층에 내려 세대 현관 앞에 멈춰 선다. 

 

15일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배달 플랫폼 '요기요'와 손을 잡고, 아파트 단지 내 세대 현관 앞까지 음식을 배달하는 자율주행 로봇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확장한다고 밝혔다.

 

그간 아파트 단지 내 로봇 배달의 가장 큰 기술적 장벽은 이른바 ‘끊김 없는 이동’이었다. 로봇이 단지 내 평지는 주행할 수 있어도, 보안이 적용된 공동 현관문을 열거나 엘리베이터를 호출해 원하는 층으로 이동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였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래미안 리더스원' 단지에서 자율주행 로봇 기업 '뉴빌리티'와 함께 실증을 진행하며 이 문제를 해결했다. 아파트 관리 시스템과 로봇을 연동해 세대 현관 앞까지 도달하는 '도어 투 도어(Door to Door)' 서비스를 구축한 것이다.

 

실증 기간 이용자 1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서비스 만족도는 95%로 나타났다. 특히 응답자의 99%가 서비스의 필요성에 공감했으며, 유료 이용 의사를 밝힌 비율도 74%에 달해 사업적 가능성을 확인했다.

 

단지 내 로봇 배달은 입주민과 배달원 사이의 고질적인 갈등을 해결할 대안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최근 대단지 아파트들이 안전 사고 예방을 위해 오토바이의 지상 진입을 금지하면서 배달 편의성과 단지 보안이 충돌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자율주행 로봇은 보행 속도로 이동해 사고 위험을 줄일 수 있고, 외부인의 단지 출입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주문자 본인만 음식을 수령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보안성과 배달 품질 유지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삼성물산 제공

삼성물산은 올해부터 해당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확장한다. 요기요와 연계해 배달 범위를 단지 반경 1.2km 이내 식음료점 130여 곳으로 늘렸다. 단순히 단지 내 이동을 넘어 인근 상권과 아파트를 잇는 물류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그동안 네이버 1784 빌딩 건설과 아주스마트타워의 로봇 관제 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로봇 운용 노하우를 쌓아왔다. 이를 주거 공간으로 가져와 홈 AI 로봇, 지하주차장 짐배송 로봇 등 다양한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조혜정 삼성물산 DxP본부장(부사장)은 “입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새로운 주거 경험을 위해 로봇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며 “음식 배달뿐만 아니라 일상 전반에 실질적인 변화를 주는 로봇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