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간판 정비사업 과정에서 특정 업체에 일감을 몰아주고 뇌물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전북 익산시 간부 공무원이 항소심에서도 수사기관의 증거 수집 위법성을 주장했다.
뇌물수수 혐의로 법정에 선 전북 익산시 사무관 A(57)씨의 변호인은 15일 전주지법 형사2부(재판장 김도형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1차 공판에서 “수사 절차에 위법이 있어 증거능력을 배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무죄를 주장하는 취지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A씨 측 변호인은 앞서 진행된 구속적부심사와 1심 재판에서도 같은 주장을 폈다. 변호인은 지난해 7월 28일 경찰의 긴급체포 과정과 자술서 작성이 변호인 선임권과 진술거부권을 알리는 ‘미란다 원칙’ 없이 이뤄졌다며 절차상 위법을 주장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2월 5일 A씨에게 실형을 선고하면서 “체포 당시 도주나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경찰의 신병 확보 판단에 문제가 없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변호인은 이번 항소심에서도 다시 이 부분을 쟁점으로 제기하면서, 재판부가 증거 수집의 위법성 주장을 주요 심리 사안으로 받아들일지 주목된다.
항소심 재판부는 “법원 인사로 재판부 변동 가능성이 있어 다음 기일을 늦춰서 잡겠다”며 오는 3월 5일 2차 공판을 열어 증인신문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A씨는 2021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4년여 동안 익산시 간판 정비사업을 담당하며 수의계약을 통해 일부 업체에 일감을 몰아주고, 그 대가로 골프·식사 접대와 함께 현금과 상품권 등 14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또 그는 뇌물수수 정황을 포착한 경찰이 익산시청 사무실을 압수수색 하자 부하 직원에게 ‘가족에게 연락해서 내 차를 옮겨달라’는 메모와 함께 차 열쇠를 건네 증거인멸을 교사한 혐의로도 법정에 섰다. 당시 경찰은 이런 정황을 재빨리 눈치채고 A씨의 차를 압수수색 해 그 안에 있던 1억원 상당의 현금과 상품권 등 증거물을 확보했다. 검찰은 이중 전달 경로가 명확하게 확인된 액수에 대해서만 공소장에 범죄사실로 기재해 A씨를 재판에 넘겼다.
1심 재판부는 “공직 신뢰를 훼손한 사건으로 죄질이 매우 나쁘지만, 범행을 반성하고 초범인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며 A씨에게 징역 1년과 벌금 2000만을 선고하고, 범죄 수익 1200만원을 추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