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반도체 관세 부과 계획을 구체화하면서 앞으로 한국은 미국이 무역 합의에서 약속한 반도체 관세 우대를 받아내기 위해 다시 협상에 나서야 할 형국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주요 반도체 생산국 중 대만에 대해 가장 먼저 대미 투자와 연동해 반도체 관세를 면제하겠다는 방침을 확정했는데 한국이 경쟁국인 대만에 준하는 면제를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품목 관세를 반도체 전반에 부과할 수 있다고 밝혔는데, 관세 수준과 면제 여부 등을 향후 주요 반도체 생산국과의 무역 협상을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따라서 한국 입장에서는 미국이 대만과 합의한 내용에 최소한 준하는 수준의 관세 면제를 받아야 마땅하다.
그러나 '대만보다 불리하지 않은 조건'이 어떤 형태로 구체화할지에 대해서는 불확실한 부분이 너무 많아 현재 단계에서 예측하기가 쉽지 않으며 향후 한미 협상을 통해 결정할 수밖에 없다고 정부 및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미국은 대만에 대해서도 관세 면제의 큰 틀을 발표했을 뿐 세부 이행 계획을 내놓지 않았다.
미국은 이번 합의에 따라 대만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에 2천5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으며 대만 정부가 2천500억달러의 신용보증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반면 한국이 약속한 3천500억달러 중 조선업 전용 1천500억달러를 제외한 나머지 2천억달러는 정부 차원의 투자이며 반도체로 국한된 게 아니다.
한국 민간의 투자는 삼성전자가 2030년까지 텍사스주 테일러에 17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계획을 수정해 대미 투자 규모를 총 370억달러로 확대한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인디애나주에 38억7천만달러를 투입해 인공지능(AI) 메모리용 첨단 패키징 생산기지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이 한국의 이런 투자에 대해 어느정도의 관세 면제를 허용할지가 앞으로 협상의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다만 관세는 미국이 국가별 협상을 마친 뒤에 부과할 예정이라 아직 시간은 있다.
반도체 관세 협상을 담당하는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반도체 기업이 관세 우대 혜택을 누리려면 미국이 만족할 내용의 투자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러트닉 장관은 이날 CNBC 인터뷰에서 대만과의 반도체 관세 합의를 소개하면서 "우리 상무부가 그들의 (투자) 계획을 승인하면 그들은 그 수량의 2.5배만큼의 반도체를 (무관세로) 들여올 수 있다"고 말해 협상 주도권이 트럼프 행정부에 있음을 강조했다.
러트닉 장관은 대만의 TSMC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초기인 작년 3월에 1천억달러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한 것을 거론하면서 "난 이제 TSMC가 더 크게 들어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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