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2주 만에 회삿돈에 손을 대기 시작해 7년 동안 수억 원을 빼돌린 40대 경리과장이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춘천지법 형사1부(심현근 부장판사)는 업무상횡령 혐의로 기소된 A(49)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고 18일 밝혔다.
2015년 10월 말 강원 원주의 한 회사에 경리과장으로 입사한 A씨는 운영 자금을 관리하는 책임을 맡았다. 하지만 그는 입사한 지 고작 2주 만인 2015년 11월 초부터 회삿돈을 가로채기 시작했다. 2022년까지 약 7년간 이어진 범행 횟수는 무려 251차례에 달했으며 총 횡령액은 2억 5000여만 원으로 집계됐다.
조사 결과 A씨는 회사 명의 계좌에서 50만 원을 자기 계좌로 이체한 뒤 그중 절반은 실제 거래업체에 송금하고 남은 차액을 챙기는 수법을 썼다. 이렇게 빼돌린 돈은 주로 생활비 등 개인적인 용도로 탕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의 범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설계명세서 작성 등 도로공사 업무를 맡은 부장급 동료 B씨와 공모해 2020년 8월부터 약 2년간 22차례에 걸쳐 4000여만 원을 추가로 빼돌리기도 했다. 회사의 핵심 인력들이 짜고 회삿돈을 개인 금고처럼 활용한 셈이다.
1심을 맡은 춘천지법 원주지원은 “피고인은 회사에 입사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곧바로 범행을 시작했다”며 “7년에 걸쳐 3억 원에 가까운 돈을 횡령해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하며 실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낸 항소를 받아들여 형량을 낮췄다. 재판부는 A씨가 원심에서 피해액 중 일부를 현금으로 지급하거나 물건으로 대신 갚는 대물변제를 진행한 점을 고려했다. 특히 이번 재판 과정에서 2,500만 원을 추가로 공탁한 점과 범죄 전력이 없는 초범이라는 점이 감형의 결정적 근거가 됐다.
한편 A씨와 함께 재판에 넘겨진 동료 B씨는 1심에서 벌금 400만 원을 선고받았다. B씨와 검찰 모두 항소하지 않으면서 B씨의 형은 그대로 확정됐다.